좋은글 · 詩 들

내외 (內外)

하기* 2025. 6. 12. 00:01

         [ 내외 (內外) ]

 

   [ 내외 ] 

                             * 윤성학(1971~   )

 

   결혼 전 내 여자와 산에 오른 적이 있다

   오붓한 산길을 조붓이 오르다가

   그녀가 나를 보채기 시작 했는데

   산길에서 만난 요의(尿意)는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가혹한

   모양이 었다

   결국 내가 이끄는 대로 산길을 벗어나

   숲속으로 따라 들어왔다

   어딘가 자신을 숨길 곳을 찾다가

   적당한 바위틈에 몸을 숨겼다

   나를 바위 뒤에 세워둔 채

   거기 있어 이리 오면 안돼

   아니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안돼 딱 거기 서서 누가 오나 봐봐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곳에 서서

   그녀가 감추고 싶은 곳을 나는 들여다보고 싶고

   그녀는 보여줄 수 없으면서도

   아예 멀리 가는 것을 바라지는 않고

   그 거리. 1cm 도 멀어지거나 가까워지지 않는

   그 간극

   바위를 사이에 두고

   세상의 안팍이 시원하게 내통(內通)하기 적당

   한 거리.

 

   ☎ ㅡ 일단은 저 예쁜 내외처럼 짝을 잘 만나고 볼 일입니다.

   보일락 말락 들릴락 말락 그래서 들킬락 말락 저 말락 내외 처럼

   절로 벌어지는 거리 안에서 서로에게 자유로워지고 볼 일입니다.

   이를테면 초겨울 살얼음 판에 살짝 줄 간 순종한 실금 같은 거 있

   잖아요,세상에 이보다 더 빛나는 눈금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 옛

   날 집들이 담을 사이에 뒀듯, 그 옛날 연인들이 담장 아래 발길을

   못 돌렸듯,오늘을 살고 오늘을 사랑해야 할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흙과 벽돌로 단단히 다진 간극이라는 이름의 담벼락일지도요. 

   *(김정민 시인)

   ※ 중앙일보(날자 미상) 32면 오치니언 [시가 있는 아침] 中

        2025.06.11. 신문 스크랩을 뒤지다 발견된 것을 옮겨적다.[하기] 

 

   우리들 일곱 부부 내외는 40 여년전 대구의 한 울타리의 작은

   아파트촌에 정착하며 처음 만나 생활하며 알콩달콩 자식들을

   키우며 살아 가다가 지금은 각자가 만족한 공간에서 생활 하며

   지금껏 매월 한 번씩 만나 우의를 다진게 40년 세월이 흘렀다.

   매년 국내던 해외던지 한번은 여행을 한다.2024년에는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던 모습들이다. 목소리만 듣고서도 오늘 그 집에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그런 허물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부부들이다.

 

 

 

   배 멀리로 배를 못탄 [심보야]는 섬 속에 아름다운 섬

   가파도에 함께 오지 못하고 저편 부두에서 혼자 놀았다.

 

   일곱명의 내외 부부는 제주도 공항이 내려다 보이는 공원에 올랐다.

   (2024.10.20~10.23.제주 Tour 중. 40여 년째 모임을 하는 부현회 일곱부부 )

    

20225.06.12. 편집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