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댄 이승엽을 얼마나 아는가?
2008.08.22
과연 대한민국에서 이승엽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WBC의 영웅 멀리는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한국인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자 결정적인 순간에 국민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대표팀의 4번타자 그런
그에게 국민들은 국민타자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붙여 주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올시즌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부진하던 이승엽에게는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절치
부심 맞이한 대회였다. 전승 우승을 하겠다, 내가 죽지 않았음을 보여 주겠다. 라며 이승엽 답지 않게
자신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비록 수비에서 제목을 하고 있었고, 상대팀에게 이름으로 주는
위압감으로 4번의 역활은 했지만 예선 풀리그 결과는 22타수 3안타 믿을 수 없는 부진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공식 불의 신 한기주의 업적에 살짝 가려 졌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이승엽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 이승엽은 중국전 결승타를 치고도 죄송하다는 인터뷰를 해야만 했다.
삼성의 오랜팬인 나조차도 인내심이 바닥이 보이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WBC때 이승엽의 홈런에
열광했던 당신들이 감히 이승엽을 욕할 수 있느냐며 악플러들에게 대응했지만, 사실 이승엽이 제발
한건 해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더이상의 부진으로 욕을 먹는 모습을 보는것이 너무 괴로웠다.
2002년의 이승엽은 2008년의 이승엽과 닮았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한 맺힌 삼성의 9번째 도전이 이루어 지고 있었다. 전년도 두산에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삼성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쳐지는 LG를 상대로 하여 무난히 우승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야구의 신 김성근이 이끄는 LG는 끈끈하 팀웍으로 삼성을 압박해왔다. 이 사이 삼성의 주포
이승엽은 철저히 침묵했다. 6차전 9회말 까지 20타수 2안타 어쩌면 이번 베이징보다도 더한 침묵이었다.
하지만 9:6으로 뒤진 9회말 주자 1,3루의 기회에서 이승엽은 LG의 철벽 마무리 이상훈으로부터 드디어
동점 3점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마해영의 랑데뷰 홈런으로 드디어 삼성은 염원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4강전이 열리기 전까지 이승엽의 성적은 22타수 3안였다. 그래도 타점이
2개 있으니 2002년보다는 쪼금 나은 상황이었지만, 그때는 삼성의 중심타자였지만 이번에는 국가대표였다.
야구 마지막 올림픽에 국가를 대표하여 나선 어찌보면 이승엽으로서는 마지막 국가대표였다. 그래서
그때의 상황과 비슷하지만 더 절박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서 이승엽은
추격의 의지를 꺽는 병살타를 쳤고 삼진 2개를 당했으며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1루주자 김현수를
2루에서 횡사시켜 버렸다. 이승엽은 이보다 더 절박한 시절을 선수생활 동안 겪어 봤을까 수많은 경험을
한 베테랑이자 최고의 선수였지만 이번만큼 위기의 순간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승엽의 팬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만큼 이승엽의 한방을 기대했던 적이 없었다. 2002년을 떠올리며 이승엽에게 한가닥
기대를 걸었을때 이승엽은 또 한번 국민의 기대에 100% 아니 200% 보답하여 주었다.
2002년 이승엽은 울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에서 이승엽은 또 울었다.
오늘 일본과의 4강전이 끝나고 이승엽 선수는 끝끝내 울었다고 한다. 그동안 부진해서 마음고생이
심했었던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를 향해서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승엽은 큰경기에서
해주는 선수다라고 기다리는 모든 국민들이 이승엽과 함께 마음고생을 하였다. 그리고 오늘 그의
인터뷰가 정말 눈물나게 만들었다. "너무 미안해서.."라고 말문을 연 이승엽은 울음을 참지 못해서
이진영에게 인터뷰를 미루었다. 그리고 다시 마이크를 잡고 "팀의 4번타자인데 부진해서 너무 미안했어요.
후배들에게 정말 중요한 경기인데..."라며 울먹였다. "이 홈런 하나로 부진을 만회한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며 마음고생을 덜어낸 모습을 보여 주었다. 2002년 부진한 경기끝에 동점 홈런을 터트리고
이승엽은 펑펑 울었다. 그리고 삼성팬이었던 나도 펑펑 울었다. 그리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 이승엽이
홈런을 치던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승엽의 인터뷰를 보고 이승엽을 믿지 못했던
내 모습이 미안해서 또 울음을 터트렸다.
그댄 이승엽을 향해서 비난 할 수 있는가?
숙적 일본과의 외나무 다리에서의 결전 그리고 2:2 상황 이전까지 26타수 3안타의 대 부진,
하지만 이승엽은 또 한번 기적과도 같이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만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타자를 여지껏 당신은 본적이 있는가? 시드니에서 WBC에서 그리고 베이징에서
국민이 간절히 원할때 홈런으로 답해준 국민타자에게 당신은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이승엽 선수가 나와 같은 시기에 선수로 뛰어 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고마울 뿐이다. 정말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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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영 기자] 대한민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라서며
한반도에 희소식을 전했다.
한국은 22일 중국 우커송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 동점이던 8회말 터진 이승엽의 극적인 결승 홈런에 힘입어 6-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긴장감 넘치는 야구는 4천 8백만 국민을 모두 열광케 만들었다. 국민들 못지않게 흥분한 사람은 현장에서
이 상황을 중계하는 방송 3사의 해설위원들이었다. 이들은 톡톡 튀는 어록을 남기며 대한민국의 통쾌한
역전승을 국민과 함께 했다.
◇. SBS 김성근 해설위원
SK 와이번스의 감독인 김성근은 김상훈 SBS 해설위원과 함께 올림픽 야구 해설에 동참했다.
전문 해설가다운 논리적인 언변은 아니었지만 작전과 선수, 감독의 입장을 꿰뚫는 적재적소의
말을 남기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드디어 하나 해줬네요. 이걸로 그동안의 것은 다 잊었어요”
-이승엽이 8회말 결승홈런을 터뜨리자 김성근 감독이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삼진-병살-삼진,
이번 대회 25타수 3안타로 침묵했던 이승엽의 첫 홈런을 축하하는 김 감독의 진심어린 축하였다.
“김경문 감독이 9회 점수를 내주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6대2로 한국이 역전하자 김성근 감독은 한국의 김경문 감독을 응원했다. SK의 감독인 김성근은
프로야구 시즌에는 두산 베어스의 감독인 김경문과 라이벌이지만 이 날만큼은 같은 핏줄을 가진 ‘같은 편’이었다.
“바람 때문에 하나는 놓쳤고 바람 때문에 하나는 살았어요”
-8회 말 왼쪽 정근우가 타석에 들어서 홈런이 될만한 공을 쳤지만 일본 좌익수 사토에게 잡히자
김성근은 바람을 탓했다. 뒤이어 들어선 고영민이 같은 쪽으로 플라이성 타구를 날려 잡힐 것이
예상됐지만 사토가 이를 놓치며 고영민이 진루하자 "이번에는 바람이 살려줬다"며 이같은 말을 했다.
◇. KBS 이용철 해설위원
이용철 해설위원은 KBS와 야구 전경기 해설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만큼 KBS에게 많은 신임을 받는 해설위원이다.
“이렇게 하려고 여태까지 부진했나봅니다”
-8회말 이승엽이 홈런을 치자, 그동안 부진했던 이승엽이 결승홈런을 날리자 기뻐하며 이 같은 말을 남겼다.
그동안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주인공은 이와세가 됐어요. 정말 속이 후련합니다”
-8회 구원 투수로 나왔던 이와세가 이용규에게 안타,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으며 패배를 자초하자
통쾌하다는 듯이. 이와세는 주니티의 투수로 시즌 2.87의 방어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 MBC 허구연 해설위원
누구보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야구 해설위원 스타는 MBC의 허구연이다. 사담이 방송으로 나가며
방송사고로 이어졌지만 이는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허구연의 말 한마디는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화제의 어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후지카와가 무너지면 후지산이 무너지는 거예요…후지산이 사라졌네요”
-일본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후지카와가 0-2로 일본이 이기던 7회초 등판했으나 고영민, 이진영에게
연이어 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지자 후지카와와 이름이 비슷한 일본 후지산이 무너지는 것을 빗대며.
“독도를 넘겼어요. 대마도까지 갔네요”
-8회 말 이승엽이 역전 투런포를 날리자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독도’ 이야기를 꺼내며 감격을 표했다.
MBC는 6-2로 한국이 최종 승리하자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내보내며 기쁨을 만끽했다.
“일본 보따리 싸야돼요. 아! 내일 게임 남아있지만…”
- 이승엽이 투런 홈런을 날리고, 한국팀 연타에 4점을 낸후 일본 패색이 짙어지자.
“완전히 일본을 가라앉혀 버려야돼요”
-8회말부터 일본이 급격히 무너지자 이같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며.
짜릿하면서도 극적인 승리를 맛본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7시(한국시간) 쿠바 대 미국의
준결승자 승리팀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톡톡 튀는 해설을 선보이고 있는 김성근(첫번째 사진 왼쪽)과 허구연.
대한민국 야구대표팀(두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중국 베이징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영 기자 grandm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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