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사진공모 은상 작품 (daum 까페에서 제공받음)
[장석남 의 詩로 가꾸는 정원]
2020.03.02.조선일보 게재
[ 봄 비 ]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맨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ㅡ 이수복 (1924 ~ 1986)
☎ 삼월, 숨을 크개 한 번 쉽니다. 양말이라도 이쁜 빛깔의 새것으로 꺼내 신고는
사뿐히 걸어가 맞이 하고픈 달입니다.한 해를 산다면 소년기쯤 될까요?
그 어느 하루 비가 옵니다.이 시기의 비는 예사로울 수 없습니다. 땅속 깊이
숨어 자는 뭇 씨앗들의 눈을 틔우러 내리는 비입니다.아이가 한 번 아프고 나면
훌쩍 크듯이 봄비 한 번 지날때마다 저편 "긴 언덕"의 빛깔은다라 집니다.
긴 겨울을 이기고 울먹이며 서럽게 다가오는"풀빛"입니다. 잿빛 천지에도 푸른
보리싹들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종달새가 그 위에서 "지껄이"는 까닭입니다.
어려운 시절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고 나면 나라는 훌쩍 클 겁니다.
물러간 사이비의 자리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질 겁니다. "시새워 벙그러질"꽃
시절을 향해갑니다. ㅡ 장석남 詩人 .한양여대 교수
사문진 나룻터에서 photo by 하기
편집 : 20200304 하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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