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이 왜 여기에 있어?
들판에 내려와 오리와 백로를 만났다.
하찮은 것들이 노는 풍경이었는데...
함께 저들과 놀면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면서,
왜 甲과 乙의,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모습이 생각났지?
백로 세 마리가 한적한 논둑에 앉으며 주변을 살핀다.
논바닥에 서 미꾸라지를 찾던 아이 오리가 둑으로 올라와서 하는 말.
ㅡ어, 여긴 우리들이 먼저 와 있는데 왜 너희들이 여기에 왜 와있어...
덩치는 큰 아이 오리는, 아빠야! 여기에 와 봐!
ㅡ엄니와 나는, 쟤들을 못 당하겠고, 아버지 오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아버지 오리가 반대편 둑에 올라와서는 날개를 펴고는 괙꽥, 거리며 호통을 친다.
ㅡ여기는 우리가 먼저 와서 미꾸라지를 찾고 있어! 어서 나가라!... 한다.
백로들을 봐라! 머리를 못 들고는, 그래 이곳을 나가자 하고 자기들끼리 중얼거리는 걸까?
ㅡ기가 팍 죽어 어쩔 줄 모르는 게 영락없는 우리들 삶에서 볼 수 있는 甲과 乙의 모습 아닌가?.
이 광경을 지켜보던 오리 떼 가족들의 흐뭇해하는 모습이 개선장군 같은 느낌이잖는가.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700여 m 쭈욱 내려가면 이 들판이 나온다.
우리들 주변 세상 모든 게 정말 맘에 들지 않고 어수선해도, 이겨내야 할 지금 아닌가?
들판에 내려와서는, 이루어지고 있는 자연풍경을 찬찬히 보았던 [하기]의 상큼한 하루였다.
2020.7.15 촬영 :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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