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새벽 山에서
나는 아직도 그리운 사람이 있고
산은 또 저만치서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뿜는다
이제는 그대를 잊으려 하지도 않으리
山을 내려오면
山은 하늘에 두고 온 섬이었다
날기 위해 절벽으로 달려가는 새처럼
내 희망의 한가운데에는 텅 비어 있
었다
[비 그친 새벽 山에서] ㅡ황지우(1952~ )
소나기 한 줄금 지나보면 여름 절정에 이른 줄 알수있다. 훅, 더운 김을 뿜어내는 대지와 초목들.
이제 찜통더위 물러가겠거니.비 그친 새벽 피어나는 안개 속 산봉우리는 하늘에 떠 있는 섬.산도
깨어나 세수하나 했더니 그리움 못 잊어 밤새 피워 올린 더운 김이라니.그리움에도 더운 김 몰아
쉬는 짐승같은 야성의 비장한 에너지 넘치고있으니.다 앗겨도 시인으로 남을 텅 빈 힘 여기서 솟
거늘. <이경철 - 문학평론가> ㅡ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 중
상그리아 에서 내다 본 바같 세상 [2009.8.17.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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