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한 송이에도’
-전동균(1962~)
| |
| |
떠나가는 것들을 위하여 저녁 들판에는
흰 연기 자욱하게 피어 오르니
누군가 낯선 마을을 지나가며
문득, 밥 타는 냄새를 맡고
걸음을 멈춘 채 오랫동안 고개 숙이리라
길 가에 피어 있는 들꽃 한 송이
하찮은 돌멩이 하나에도
중앙일보 :
마지막 햇살 안고 저물어가는 들녘, 마을 굴뚝에 피어오르는 흰 연기,밥 짓는 냄새
문득,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체온이 그리워지는 시간. 같은 나그네 가족이면서도
끝내 이름 지어 부를 수 없는 것들이 떠나며 떨구고 간 의미. 들꽃 한 송이, 하찮은
돌멩이 하나에도 가득 밴 가을 이미지. 한참 고개 숙이고 곰곰 묻게 하네요. 왜 또
우린 떠나야만 하느냐고. <이경철·문학평론가>
'좋은글 · 詩 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상 - [이원익] (0) | 2009.11.22 |
---|---|
시장[市場]에서 (0) | 2009.10.23 |
슾픈 가을 (0) | 2009.10.04 |
이 일이 나에게... (0) | 2009.10.02 |
가을이 왔다 (0) | 2009.09.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