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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詩 들

대화

by 하기* 2013. 9. 29.

 

 

 

 

 

 

         대 화

 

 

 

 

 

 

 

 

 

 

 

[하기]가 출품한 사진작품 <야경>을 배경으로 [남쌤]&[태야]가 축하를 해주었고, 홍콩에서  짬뽕&간짜장면으로 대접을 했었지...

 

 

          [거미줄]

 

          거미로 하여금
          저 거미줄을 만들게 하는
          힘은 그리움이다 

          거미로 하여금 거미줄을 몸 밖
          바람의 갈피 속으로
          내밀게 하는 힘은 이미
          기다림을 넘어선 미움이다 하지만
          그 증오는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어서
          고요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팽팽하지 않은 기다림은 벌써 
          그 기다림에 진 것,
          져버리고 만 것

          터질 듯한 적막이다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다 
                                              - 이문재 作 `거미줄`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을 살려면 과학자의 눈과 시인의 가슴을 가져야 한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정확한 관찰력에다  그것을 따뜻한 창조물로 바꿀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는 뜻일 터.
          이 시를 쓴 시인은 시인의 가슴에다 과학자의 눈까지 가진 사람일 것이다. 유별난 관찰력을 시어로 창조한

          문장들을 꼼꼼히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시인의 상상력에서 거미줄을 만드는 힘은 `그리움`이다. 그리고

          그리움을 몸 밖으로 밀어내 거미줄로 치환시키는  힘은 미움이다.  그리움과 미움이 적막 속에서 팽팽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현장, 그것이 바로 거미줄이다.  거미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놀라운 섭리를 발견하게

          된다.빈틈 없는 기하학적 구조와 증오를 숨긴 채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거미.바람이 불 때마다 파르르

          떨리는 거미줄은 생과 사가 걸려 있는 긴장의 최전선이다. 자연은 그토록 냉혹하고 무심한 것이다. 생각없

          이 지나치는 거미줄에서 이런 통찰을 끌어올린 시인의 눈과 가슴이 멋지다. 
                                                                                                                                [허연 문화부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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