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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타고 담았다/잊히지않는 것

국밥 먹던 날

by 하기 2 2014. 2. 24.

 

 

 

 

 

                   국밥 먹던 날

 

                   오늘 우리가 모여 반월당 한 켠의 국밥집을 찾아 만찬(?)을 했다.

                   오랫만에 모였다. 이 부위 저 부위 모두를 넣은 진백[豚 국밥]에

                   막걸리를 한 순배씩 하고는 프 하하```살아가는 얘기를 나누웠다. 

 

 

 

 

 

 

 

시가 있는 월요일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 이근배 作 <살다가 보면>



■ 산다는 건 아쉬움의 연속이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처럼 사는 건 늘 무엇인가를

선택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선택이 완벽하지만은 않아서 늘 후회가 남는다. 시인이 고백한 것처럼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고,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하기"도 한다. 또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인생인 것을. 가끔은  "떠나 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아쉬움과 슬픔에 평생을 후

회하는 게 인생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후회가 없다면 인생을 제대로 산 것이 아니다. 치열하게 살았다면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선택을 했다면 후회는 따라오는 것이다.

후회하자. 멋지게 후회하자. 
                                          [허연 문화부장(시인)]     

                                                                  2014.2.24. 월요일  매일경제신문 [시가 있는 월요일] 게제

 

 

 

 

     2014.2.24(월욜)오후, 반월당 진백[豚 국밥]집에서 만찬을 끝내고 

                                                                          기분이 돈짝만큼이나 커져가는 시간쯤에서 이렇게 인증샷을 했다.  하기

 

 

          [바퀴에게]

 

           자꾸 뒤로 물러서는 파도를 보면

           나도 좀 뒤로 물러서야 할 것 같다

 

           뒤로 뒤로 물러서서

           물의 발자국을 바라보아야 할 것 같다

 

            어깨를 두드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진실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나에게 한번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만 내닫는 바퀴에게

            막무가내 뭉개어진 저 길가의 꽃들을

            오롯이 한번 보여줘야 할 것 같다

 

                                                      ㅡ 문정희(1947~ )

 

            물러서는 일은 무엇인가.  있던 자리에서 뒤나 옆으로 한 걸음 비켜서는 일은 무엇인가.

            나서지 않고 내놓는다는 것 아닌가.  물러서면 해변에 어지럽게 난 발자국이 보일 게다.

            바다가 통째로 제대로 보일 게다...문정희 시인은  시 [짐승바다]에서 출렁이는 바다를

            " 내 안에서 일어서고 / 내 안에서 무너지는 / 천둥의 깊이 "라고 썼다. 물러서면 물결의

            높이와 수심(水深)이 보일 게다.하나의 바다인 나의 충동과 강열한 움직임이 보일 게다.

            앞으로만 구르는 바퀴에는 물러섬이 없다. 물러섬을 모르는 이는 오로지 매섭고 사납기

            만 하다.헤드라이트를 켠 그의 눈에 길가에 핀, 키 작고 연약한 곷이 보일 리 없다. 오토

            바이 바퀴처럼 다만 질주(疾走)하는 이는 금속성 굉음처럼 섬뜩하다.  ㅡ문태준 시인ㅡ

 

                                    ㅡ2014.2.27.(목)   조선일보  오피니언 [가슴으로 읽는 시]   옮김.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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