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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參戰 그後

2009년도 보훈문예작품공모전 추모헌시 최우수작

by 하기 2 2009. 6. 27.

 

 

제 아들 녀석 며칠 있으면 군대가요 오라버럼                                                                                                                                                             정해광

 

오라버니 / 저를 아세요 아마 모르시겠죠 / 아니,어쩌면 아실 거예요 / 때로 엄아 아빠 보고싶어 몰래 들렀다

가시며예쁜 여동생 보지 못했던,보셨을 거예요 / 마치 제가 엄마의 품에 안겨 바라다 보던 / 엄마의 한숨이

일상으로 빼곡했던 빛바랜 사진들 / 검은 학생모에 살며시 웃는 모습 / 막연한 친숙함으로 오라버니를 알았듯이

 동네 어귀에서 귀웃거리던 봄이 마당가에 수북하길래 / 어제 엄마와 함께 / 오라버니가 떠날 때만큼 컸다는

아이들을 데리고오라버니가 긴 잠을 시작했었다는 어딘가의 땅,山을 찾았어요 / 오르는 길 가팔라 힘들어하는

엄마를/손사래치는 엄마를 큰 아이가업고 올랐는데 / 나중에 아이가 그러데요 / 허공을 쓰다듬는 소리 삼키는

눈물에 / 등이 척척했었다고 / 할머니에겐 외삼촌이 참 컸었구나 생각이 들더래요 마을마다 들어선 햇살 /

山 에,山 모퉁이에,山 허리에 진달래가 화사했어요 / 엄마는 반가운가 보다 하시며 흙 한줌 꽃에 뿌렸어요/

"아가 잘 있지야" "니 애비는 만났냐" "나도 곧 가마 조금만 기다려라, 내 새끼야" / 오라버니,엄마 목소리 들리죠

/ 요새는 엄마도그런대로 잘 주무셔요 /  더러 묶인 세월의 끄트머리로 들창이 희뿌열 때도 있지만 /

더불어 한 적 없어도 / 지금 엄마와 함께 서 있는 것은 아들 녀석이 저렇게 잘 자라준 것은/오라버니의 철도 모르던,

학생복으로라도 타 오른,위대한 죽음이 있어서라 믿어요/여기 오빠가 좋아 한다는 감.오르락내리락 개구쟁이

손때만 남았다는 우물가 감나무에서 열린 감,작년 가을에 엄마가 남 안 시키고따서 닦고 닦아 햇살에 불그레 빛

오르는 감을 챙겨 왔네요/ 올해도 감꽃이 하얗게 필거예요/ 엄마는 하얀 명주실에 하나씩 하나씩감꽃 꿰어

목걸이를 만드실거예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오라버니도 반가운가 보죠/ 바람이 지꾸 겨드랑이를 간질이네요/

꽃 이파리가볍게 엄마의 손등을 쓸고 / 엄마의 어깨가 자꾸 나붓거려요 하늘은 파랗구요 / 사랑해요 / 고마워요 

 

길 따라 강물이 있는 장터 / 오래된 가게 닳아진 나무의자에 앉아 / 삭정이 같은 엄마의 손을 잡아 보네요뜻하지

않은 오라버니의 거처 소식에 엄마의 마른 눈물섞인,소리 무너지는 소리 들으며 가 버린 이보다 남겨진 자리가

오래 간다 것을 알았어요 가슴으로 버팅기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어 / 하지만 엄마를 울게 하던 오라버니의

진하디 진한 봄날이 흩어지며 너르게 널려 / 엄마를 저를 저 아이들을 안고 살아온 것이었지요 /

오라버니 저기 보세요 / 봄날의 강물이 어제 밤처럼 쉬임없이푸르고 / 푸르게 흘러 가네요 / 제 아들 녀석 며칠

있으면 군대가요 오라버니 처럼.

 

 [2009년도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추모헌시 최우수작]                

 국가 보훈처 발행 신문  (www.mpva.go.kr ) [나라사랑] 15쪽에 게재된 작품을 옮겨 적었음     

2009년 6월 1일발행 <매월 1일 발행>     2009.6.27 (토)23:23             하  기                     

 

  

 

   2024.4.21. 내용을 검토항 후 재 편집을 하였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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