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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詩 들

겨울 들판을 걸으며

by 하기* 2010. 2. 15.

 

 

나는 철커덕 거리는 긴 차를 타고 퇴근을한다. 옆자리에 아줌마 둘이서 하는 얘기가 들린다

[마음을 착하게 먹어야 자식이 잘되고 그케 마음을 독하게 먹으면 자식들이 못되는거다] 고

   한다.가슴에 와 닿는 대화를 주고 받는 아줌마 둘.인생에 스승 아닌가... .어느사이 종점이다   

 

가난보다 서러운게 무관심이다 /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지금을 잊지를 말자 / 베풀자 이젠...

                                                                                                                 2010 2.16   하기   

 

 

  

  겨울 들판을 걸으며

                                                                          허형만(1945~ )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 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만고만 모여 앉아
저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략)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


짧아서가 아니라  2월 이미지는 아무것도 없는, 겨울 들판 같은데.  그래 자연과 한 몸으로 살던 인디언

수우족은 ‘홀로 걷는 달’이라 불렀던가 홀로 겨울 들판 걸으며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매운 바람 다 맞고

난 후 움트는 희망 몸소 체험하란 달일까.      추운 것들끼리 오종종하게 모여 서로 감싸 안는 체온들이

따스운 햇살 부르는 2월.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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