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가야산 에서
가래잎나무,물푸레나무.엄나무들의
뿌리 사이 검은 흙들 부드럽다. 물기에젖어
돌을 녹이고,깡통들을 녹여 흙은 스스로를
한없이 넓혀놓는다. 물줄기 곤두박질하는
홍류동 계곡의 물소리에 모든 시간들 씻어 보내며
바위에 새겨놓은 이름들과 시들.물과 바람과 어둠과
베에닳아간다.물소리 흙 속에 스미며
비닐과 수은.철재 부스러기들의 귀를 먹이고
흙들 그것들 감싸안고 얼리고 녹이며
봄과 여름 또는 가을을 가리지 않고
초목들의 끝가지까지 물에 실어 보낸다.
마침내 봄 하루의 바람.물소리와 바위와
흙 밑에 얽힌 모든 뿌리만의 것인
가야산.
이하석의 ㅡ"또다시 가야산에서" 全文 ㅡ
............................................
가야산은 물 속 꺼구러 선 채
하늘 펼쳐 솟아있고,피라미들 진달래꽃 사이로
날아간다........(중략) ........
우리 엄마 날 팔았던 물터.고요하다
가야산 그림자 지고 .남쪽 바다 용왕
홍수 때면 올라와 살던 곳.
풍악에 열리던 속 굳게 닫고
자갈돌 많아도 읍내로 대구로 실려가버렸다.
자꾸만 솟아올라 깊이 드러나
이제는 아무도 자식 팔지 않는 물.
모든 어머니들의 꿈들만 상류 거슬러 치달을 뿐
저 물어 가야산 소식 틈틈이 끊어진다.
이하석의 ㅡ "대가천" 부분 ㅡ
나는 은어를 본다
물의 힘줄 속에 그것들의 길이 있다
물의 힘줄을 은어들이 당겨 강이 탱탱해진다
나는 은어를 본다
강의 힘줄이 내 늑간에도 느껴진다
그밖에 중요한 것은 없다
나는 은어를 본다
언어에 기대어서
이건 물론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강의 힘줄을 풀어놓느냐
강에는 은어가 올라와야 한다
그밖에 중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ㅡ대가천2 - "은어낚시" 全文
시인 이하석은 1948년 경북고령출생 경북대 사회학과 중퇴
1971년 [현대시학]지 추천으로 등단했다"자유시" 동인으로
활동 시집[투명한 속][측백나무울타리]등이 있다.영남일보
논설실장.민예총대구지회장.대구시인협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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