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이끌리는 순간은 전광석화(電光石火)보다도 빠른 찰라다.허공을 날아가 상대에게
꽂히는 그 마음의 경이를 확인시키느라 시인은 다짐하듯 '않았던가'고 되풀이해 반문한다.
사랑의 경사, 그 몰립이야말로 텅 빈 세계를 아름다운 충만(充滿)으로 채운다. 이시인은
또다른 시."연서(戀書)"에서 사랑은 "타지 않는 글자"라고 말한다. 재가 되기 직전 까만 종
이 위로 몸을 떨며 떠오르는 하얀 글자. 스러질 수 없는 최후의 떨림이 지극한 사랑이라면
우리는 그 마음 앞에서 언제나 안타까운 것이다. <김명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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