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 분
밤중에 봄비가 다녀 갔나보다
마당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
잠결에도 바 오는 소리 못 들었는데
굴뚝새 만한 작은 새가 앉앗다 날아가자
숨어 있던 빗방울 몇 알이
아랫가지 위로 톡톡톡 떨어진다
빼쫑 빼쫑 혀를 내밀어 그걸 핥아먹고는
입술을 훔치는 모과나무 꽃순이
푸르게 반짝인다
오늘은 묵은 빨래를 해야겠다
약 냄새 밴 옷들도 벗어 빨아야겠다.
도종환(1954~ )시인의 [춘분] 全文
[튜울립 ]
어느 봄날 사랑을 한 것도 아니지만
난 당신의 모습에 나설 수 없는 부끄럼
그만 반했어요. 붉게 타버린 붉은 꽃 초롱
튜울립
한 송이 꽃만 남겨두고
연못가에 쉬고 있는 사라져 버린 튜울립 당신
청순한 모습의 당신에 사랑의 선언.
........................................
놓칠세라 불타는 사랑 ㅡ 최영희 시인
고백 받은 목포 신안출생 한국문학예술 작가협회원
튜울립 당신 <해설>
그의 사랑은 수동적이기 보다 매우 능동적이다.0.8초가 반하는
시간이라는 통계에서 보듯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그의 사랑은
계산되지 않은 열정이기에 아름답다.
[춘 분]
ㅡ유강희 시인ㅡ
모악산 오를 때는
독배족 골짜기에서
꿩 한미리가 울었다
모악산 내려올 때는
또 금산사쪽 골짜기에서
한 마리 까마귀가 지성껏 을었다.
이 찡한 봄날,
혼자 무엇을 하자니
무엇을 해도 서운타
그래서 서로의 울음을 벗겨주기로한 것
꿩 한마리가 밀어올린 길과
까마귀 한 마리가 내려보낸 길이
꼭 중간쯤에서 사이좋게 만나
진달래 꽃봉오리 쌀튀밥처럼 뽈갛게 부풀리고 있다.
2011.4.27 하기 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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