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하던 날
2011.11.01.
어느 날은
긴 어둠의 밤 가르며
기차 지나가는 소리, 영락없이
비 쏟는 소리 같았는데
또 어느 날은
긴 어둠의 밤 깔고
저벅대는 빗소리, 영락없이
기차 들어오는 소리 같았는데
그 밤기차에서도 당신은
내리지 않으셨고
그 밤비 속에서도 당신은
쏟아지지 않으셨고
뛰쳐나가 우두커니 섰던 정거장엔
얼굴 익힌 바람만 쏴하였습니다
다시 하얗게 칠해지곤 하는 날들
맥없이 눈이 부시기도 하고
우물우물 밥이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다시 하얗게 全文 ㅡ한영옥(61) 시인
ㅡ 한영옥이 가을에 전해주는 시집 "다시 하얗게" 中에서 ㅡ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수용하는 것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용기있는 것은 잘못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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