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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타고 담았다/사진은 몰카야

[스크랩] 라이카를 처음 사용하려는 분들에게

by 하기* 2012. 4. 21.

 

 

최근 라이카에서도 디지털 카메라를 내놓아 고급 카메라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고 왠만큼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필름 카메라 시절 최고급 카메라의 대명사 처럼 여겨졌고 일본제 카메라에 비해서 가격적으로 워낙 비싸서 왠만한 사람들은 엄두도 못내던 라이카가 최근 인기를 다시 얻고 있는 이유에는 일본제 DSLR의 최고급 가격이 천만원을 육박하자 상대적으로 덜 비싸 보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그만큼 높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라이카의 인기 경향을 보면 과거와는 사뭇 그 경향이 다른 것 같다. 전통적인 필름 라이카 보단 새로나온 고가의 디지털 라이카 M시리즈 즉, M8, M8.2, M9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필름 카메라도 과거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M7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이는 라이카 유저층의 연령층이 그만큼 젊어진 탓이기도 할 것이기에 라이카는 어쩌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가 한창 인기를 얻어가고 있을 즈음 다들 디지털 카메라 세상이 되면 라이카는 사라질 것 이라고들 보았고 또한 필름을 가장 끝까지 사용할 사람들도 라이카 유저들일 것이라고들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최근의 동향은 진정한 골수 라이카 유저들이 좋아하던 바르낙 타입과 라이카의 정수라고 하는 M3를 비롯한 M2, M4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라이카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관심밖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자동카메라에 익숙한 세대들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우선 라이카의 디지털 카메라는 나중에 이야기하고 필름 카메라부터 알아보자.

 

 

라이카는 세가지로 나누는데 아주 오래전에 생산한 스크루 마운트의 바르낙 타입(바르낙은 라이카의 유명한 설계자의 이름임), M3부터 생산된 바요네트 마운트의 M타입, 그리고 SLR인 R타입이 있다.

 

그런데 R타입은 별로 인기가 없다. 여기에는 라이카의 우수한 렌즈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제 SLR에 비해 허접한 바디 때문일 것이다. 출시가격은 M과 비슷하나 인기가 없어서 중고의 시세는 몇십만원 정도의 일본제 카메라와 별다르지 않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단지 렌즈이 성능은 결코 M타입에 비해 못하지가 않다.

 

그럼 라이카의 전설적인 설계자 오스카 바르낙이 만들었다는 바르낙 타입은 독일 정밀기계공업의 정수를 보는 것 같은데 마치 공예품과 같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동시대에 만들어진 어떤 카메라와도 비교되지 않는 정교함이 묻어 있는데 아주 작아서 손바닥안에 착 감기는 맛이 있고 그 렌즈들 또한 성능과는 별개로 아주 컴팩트하고 만듬새가 아주 훌륭하다. 이런 부분이 일본제 카메라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부분이다.

 

바르낙과 M바디는 일본제 카메라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만드는데 일본제는 철판을 접어서 바디를 만들지만 라이카는 통쇠의 속을 파내어 그속에 부품을 집어넣는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 이렇기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방식이다. 라이카는 지금도 고집스럽게 콘베이어 체제의 대량생산을 하지 않고 일일히 숙련된 기술자가 하나씩 수고으로 만들고 있다.

 

그런데 R타입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과거 자신들이 만든 초기 모델도 있긴 하지만 미놀타에게 전수받은 방식으로 만들기에 오히려 바디를 잘 만드는 니콘의 기계식 바디에 비해 내구성이나 만듬새조차 못하다. R타입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럼 라이카의 렌즈 성능은 어떠한가? 과연 그 명성 만큼이나 우수한가? 사람마다 다른 대답이 나올 수가 있겠지만 대체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35mm 포맷에서는 상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 비싼만큼 더 좋은가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하는게 정답일 것이다. 이는 모든 물건이 성능이 우수한 만큼 정비례해서 비싸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과거 유난히 니콘을 좋아하여 니콘의 초기제품부터 니콘 F4가 출시되기까지의 거의 대부분의 바디와 렌즈를 사용해 보았을 정도였고 라이카의 명성은 들었지만 실제 사용해 보지 않았기에 그냥 명품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옛날에 라이카 한대의 가격이 집한채 값이라는 이야기를 흔히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옛날이라는게 50년대 정도만이 아니고 70년대 후반에도 그러했다. 필자가 고교 3학년이던 77년에 대구의 신흥 주택가의 대지 50평정도의 일반적인 단층주택 가격이 백만원대 후반이었고 라이카 바디에 F1.4 렌즈를 단 신품가격도 비슷했다.

당시 카메라는 엄청나게 비싼 물건이었다. 70년대말 5급을(요즘 9급)공무원 월급이 3만원인가 아뭏든 5만원이 안되는 정도였던 것 같은데 아사히펜탁스 MX의 가격이 20만원 정도였고, 니콘 FM의 가격은 32만원 정도였던 것 같다. 그정도면 카메라가 얼마나 비싼 물건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하물며 라이카의 가격은 왠만한 사람은 꿈도 못꾸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필자도 어릴때부터 카메라를 좋아하였지만 라이카를 구경한 것은 많은 세월이 지나서였다.

 

처음 라이카를 구입할 때의 마음은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니콘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써보니 별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해주자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실제 빛이 좋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라이카 렌즈의 성능에 반해 아주 오랫동안 라이카외엔 거들떠 보기도 싫을 정도의 매니아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우선은 아두운데서 다른 일제 카메라가 시커멓게만 나오는데 반해 색이 숨어있는 것을 보았고, 색온도가 낮은 형광등이나 백열등아래서도 니콘과는 다른 그런대로 쓸만한 발색을 보여주는 라이카가 신기하기만 하였다. 제대로 된 표현인지는 몰라도 필자의 라이카에 대한 첫인상은 그러하였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기 마련이고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도 끊임없이 새로운 장비, 더 좋은 장비에 욕심이 생기는게 지극히 당연하다.

 

니콘이나 캐논을 사용하는 사람의 궁극적인 목표는 최고급 바디 소위 그 브랜드의 플레그쉽 바디인 니콘의 D3X, 캐논의 1DS Mark III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손에 넣었다고 끝나지는 않는다. 그다음은 참 어려운데 중형 디지털 카메라는 가격이 수천만원을 홋가하기에 쉽지가 않다.

 

그쯤되면 눈이 가는 것이 라이카가 되기 쉽다. 라이카 M9의 신품가격이 니콘 D3X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 나도 명품이라는 라이카 한번 써 보자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 변경의 온갖 이유를 다 갖다대면서 고민하게 되기마련이다. 우선은 니콘과 캐논에 비해 무게와 부피가 가볍고 부피가 작다는데 대단한 매력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발색이 아주 자연스럽고 고급스럽다 등등 생각이 많기 마련이다.

 

단순히 그런 마음으로 오랫동안 SLR카메라에 익숙해진 사람이 레인지파인더식의 라이카 M으로 기종을 변경하였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SLR로 돌아가는 사람을 더러 보곤 하다.

 

여기서 라이카 M이 채택하고 있는 레인지파인더식과 SLR의 차이점이 어떠한지 알아보고 신중히 결정하기 바란다.

 

우선 SLR식은 파인더가 촬영하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 즉, 촬상소자에 나타나는 그대로 보는 방식이다. 단지 밝게 보기 위해서 조리개의 개방상태로 보게 되는데 이는 심도 미리보기 장치를 작동시켜 선택한 조리개 만큼 조여진 심도를 볼 수도 있다. 렌즈가 바뀌어도 그대로 보기 때문에 광각렌즈와 망원렌즈의 특성 또한 그대로 보고 촹영이 가능하다. 아주 편리한 줌렌즈도 사용이 가능하고 오토포커스, 다양한 자동노출시스템, 연사기능, 자동브라케팅기능 등 수없이 많은 편리한 기능이 있다.

 

하지만 라이카엔 그런 기능이 대부분 없다. 겨우 있다고 해봐야 조리개 우선 셔터자동 즉, A모드 촬영이 가능한데 그것도 모든 라이카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필름카메라에서는 M7, 그리고 디지털바디에서 가능한 정도이다. 요즘도 나오는 필름바디인 MP는 완전한 수동이다. 겨우 내장 노출계만 들어 있고, 그외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형모델들에는 노출계조차 없는 것이 수두룩 하다.

 

또한 초점조절 시스템과 파인더가 아주 다르다. 거리조절은 이중상합치식(RF, Range Finder)이라고 부르는 방식인데 이것은 조금만 연습하면 별문제가 없다. 토목공학을 전공한 분은 삼각측량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텐데 그것과 같은 원리로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두곳의 창을 통하여 피사체를 들여다보고 그것이 이중으로 보이는 것을 합치시키는 방법으로 초점을 조절하는데 같은 수동식일때는 오히려 SLR보다 나은점도 있다. 가령 어두운 곳에서 초점조절이 쉽고 나이가 많아서 눈이 나빠져도 SLR보다는 쉽게 초점을 맞출 수가 있다.

 

그런데 파인더는 완전히 다르다. SLR에 비해선 아무것도 없다. 단지 네모난 창에 렌즈가 바뀌는 촬영되는 범위만 표시해주는 테두리 선이 나타나는 것외엔 렌즈의 변화에 따른 효과 같은건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오로지 자신의 경험으로만 촬영하여야 한다. 심지어 조리개의 따른 초점심도의 깊이도 파인더로는 알 수가 없다. 광각렌즈가 되던 망원렌즈가 되던 그런 효과는 아무것도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파인더의 맨 바깥쪽 테두리는 광각에서 망원으로 바뀔수록 테두리만 점점 작이지기에 90mm 정도의 준망원에서도 아주 조그맣게 볼 수 밖에 없어서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하기에 라이카 사용자는 망원렌즈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135mm가 최대의 망원렌즈이고 라이카M에서는 그이상의 망원렌즈는 만들지도 않는다.

 

물론 라이카를 사용하려는 사람이 렌즈의 특성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잘 없다고 본다. 그러하기에 렌즈에 따르는 특성 즉, 광각렌즈, 표준렌즈, 망원렌즈로 촬영되는 결과를 자신의 경험으로 판단하여 이렇게 될것이다라고 상상하면서 촬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불편한데도 라이카를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더러는 라이카의 명성 즉, 명품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도 분명히 한가지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말고도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이다. 대단히 우수한 렌즈의 성능과 신뢰할만한 바디의 만듬새가 그러한데 요즈음의 전자식 디지털카메라도 그러한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라이카의 불편함이 친숙해질 때 쯤이면 그동안 사용하였던 DSLR의 그렇게 많은 장치들이 실로 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또 한가지 라이카의 매력은 참으로 다양한 렌즈가 있다는 것이다. 그 느낌이 같은 초점거리의 렌즈에서도 각각 다르고 그것도 세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무슨말이가 하면 캐논이나 니콘에서 F1.4의 밝기의 렌즈를 가진 사람이 그보다 어두운 F2.0의 렌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라이카는 그렇지가 않다. 단지 밝은 렌즈가 더 좋은 렌즈라는 공식은 성립되지가 않기 때문이다. 각 밝기에 따른 렌즈가 느낌 즉, 맛이 다르고 그것도 같은 밝기라 하더라도 출시된 세대별로 다른데 어떤게 좋고 나쁨의 차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라이카 렌즈는 1930년대 생산된 것을 요즈음도 사용하는 이유이다. 렌즈의 성능 또한 같은 포맷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는 높은 수준임엔 틀림이 없다.

 

그리고 사용에 불편함은 곧 익숙해진다. 과거엔 SLR도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그동안 꾸준히 개량된 탓이지만 불과 20년전만 해도 그걸 특별히 불편해 하는 사람은 없었다.

 

렌즈의 성능말고도 손에 잡았을 때의 만족감도 아주 좋은데 적당한 크기와 손에 감기는 맛이 있다. 그동안 왜 반나절만 메고 다니면 어깨가 내려앉는 것 같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녔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특별히 스포츠 사진이나 야생동물 등의 사진에서는 라이카가 적당하지 않다. 그러한 특수 분야의 사진이 아니라면 가격이 비싼 것만 빼면 아주 좋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하나 소개하면 진정한 라이카매니아는 빨간색의 라이카마크를 숨기려고 하기에 바디에 붙어 있는 빨간 라이카 마크를 검은색 마크로 바꾸려고 하고 라이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그 빨간딱지를 동경한다고 한다. 그런 사연인지 파나소닉의 고급 똑딱이 디카인 LX-3가 라이카 D-Lux 4와 같은 카메라인데 아주 약간의 디자인이 다르고 디지털프로세스가 약간 달라 색감이 조금 다른 것 말고는 아주 똑같다. 하지만 그 가격의 차이는 두배가 넘는다. 라이카매니아 말고도 일반인에게 더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 그분들 중엔 라이카의 그 빨간마크가 좋아서 구입했다는 분들이 많다고도 한다.

 

라이카 바디와 렌즈에 대해서 잘 정리된 사이트가 있어서 소개한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라이카에 대해 잘 정리해둔 곳일 것이다. 이 홈페이지의 주인은 전우현씨라고 30대 젊은 의사선생님인데 아주 대단한 열정을 가진 라이카매니아다. www.leicakorea.com

 

출처 : 안태석의 사진과 카메라이야기
글쓴이 : 안태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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