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났던 봄꽃
[목련이 피는 이유]
ㅡ최서진 ㅡ
어둠이 지나가는 사이
꼭 그 사이만큼 그늘을 밀어낸다
허기 같은 빗물자국
달빛의 무늬를 안에 새겨 넣으며
하얀 바람의 문장으로
홀로,뜨거워진다
왜냐하면
바람의 이마 사이로
별과 달과 눈을 맞추는 밤이 흐르고
팔배개를 해주는 봄맞이 오기 때문이다.
[목련]
ㅡ김선굉 시인 ㅡ
흰 구름인가 했더니 백설의 목련이네
백설의 목련인가 했더니
흰 눈이고 선 소슬한 탑이네
한채의 탑인가 했더니
생각 깊은 소복의 아낙이네
소복의 아낙인가 했더니
굽이치는 눈보라의 길이네
어찌 하자고 저 봄의 회오리
한 그루 나무로만 몰아쳐
구름이며 탑이며 아낙이며
회오리가 여는 길을 따라
폭설 휘몰아치는 자욱한 나비떼인가.
ㅡ김선굉 시인 = 1952년 영양출신
1982년 심상"으로 등단
현재 대구문학관 운영위원장
[매화가 필 무렵]
ㅡ복효근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피멍울이 맺히는 것을
하염없이
열꽃만 피던 것을 ....
십수삼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 까짓 사랑 때문에
그 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서 엉엉 울었다.
ㅡ선운사 동백꽃 全文 <김용택 시인>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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