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 詩 )
이 가을에 곳간을 뒤져 좋은 시를 찾아 놓고는 다시 담아 두었던 사진을 뒤져 조합해 보았다.
2020..11.14. 하기
[생 (生) 절정 ]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단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ㅡ도종환의 '단풍 드는 날' 중에서
...................
☎ 향기로운 꽃도, 탐스러운 열매도, 앞의 푸르름도 모두 떠나보낸 나무는
제 몸 울긋불긋 물들이며 절정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는 이내 미련 없이
훌훌 비워내겠지요. 내 인생의 절정은 어떤 모습일까요? 부디 가을 단풍처럼
정열적이기를. 생의 계절이 깊어갈수록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노라고 회싱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ㅡ글, 에디터 방은주
KB은행 화보 GOLD & WISE 11월호 권두어.中
[ 행복한 결핍 ]
- 홍 수 희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 하나 내게 있으니
때로는 가슴 아린
그리움이 따습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주고 싶은 마음 다 못 주었으니
아직도 내게는 촛불 켜는 밤들이 남아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내 안에 찾지 못한 길이 있으니
인생은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기 때문
모자라면 모자란 만큼
내 안에 무엇이 또 자라난다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 속마음 ]
여행이 끝날 즈음에
떠나 온 이유를 생각하듯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 속에 내가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늘 그 떠남을 안고 살아간다.
ㅡ 글 쓴이 모름.
2020.11.11. 촬영 :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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