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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詩 들

[스크랩] 밥 꽃

by 하기* 2008. 7. 11.
      

 사진 - 이자영


 

        밥 꽃 

         

        이자영

         

        쌀밥 덮힌 나무 아래로
        시간 반찬 짊어진 배고픈 이들  모여들어

        상을 차리네
        '주린 배보다 더한 허기는 어머니 손길이네'
        이구동성 끄덕이며 염치없이 천륜 당겨 가슴 덥히다

        하교 후, 닭장 안 둥지의 갓 낳은 계란 안고

        닭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던,

        열한 살 소녀의 이팝나무 그늘이 떠오르네
        수십 년 달려와서도 마음 가난 면할 수 없는

        궁핍한 그린벨트 같은

        이밥 꽃 훑어내려 먹어도 채울 수 없는

        죄로운 뱃고래 크기와 하늘에서도

        밥 짓는 어머니 마음의 보이지 않는
        그 솥 지름과 깊이 값 풀 수 없어 주저앉네
         

        사 남매 흩어질까  네 갈래 진 꽃잎

        옹글게 모아 쥔 묵은 치성.  

        철없는 바람 탈곡기 꽃 다 털고 해 기울면

        소쩍새  길게 울겠네 

출처 : 은어의 詩 이야기
글쓴이 : 은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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