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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詩 들

장옥관의 시와 함께 / 수국 -젖가슴-

by 하기* 2008. 7. 22.

 

 

수국  ㅡ  젖가슴 ㅡ  

                                                                            권혁웅 

귀신사 (歸信寺)*  한구석에 잘 빨아, 널린 수국(水菊)들  B컵이거나 C컵이다

오종종한 꽃잎이 제법인 레이스 문양이다 저 많은 가슴들을 벗어 놓고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묻지 마라 개울에 얼비쳐 흐르는 꽃잎들을 어떻게 다 뜯어냈는

지는 헤아지 마라 믿음은 절로 가고 몸은 서해로 가는 것 땅 끝을 찾아가 데려

온 여자처럼  고개를 돌리면 사라지는 것 소금  기둥처럼  풀어져 바다에 몸을

섞는 그 여자를 만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도금한 부처도 그대 눈빛도 다

서향(西向)이지만 그 여자, 저물며 반짝이며 그대를 단 한 번 돌아보지만.......

 

              시 평 

                    전북  김제  모악산 기슭에 있는 절*이름. 꽃을 시각과 후각으로만 만나는 것은

아니다. 드물긴  하지만 미각으로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수국은 촉각으로 만나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젖가슴처럼 몽실 몽실하고 둥근 형태. 살포시 움켜쥐면

코카콜라  병처럼 손아귀에  쏙 들어오는 양감 (量感)을 느낄 수 있다. 곁에서 바

보는 사람이 괜스레 얼굴이 달아올라선 눈을 흘기기도 하지만.....................

수국이  젖가슴을   닮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레이스  문양까지는  보지 못 했다

념의  미망과  허망을  통찰하고  있는 시이지만,   나는 어째 B컵, C컵에  자꾸

 눈길이  머문다.  어떤 점에서  시의  힘은 자성(磁性)이 강한 어휘들의 조합 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그나저나 이 수국은 절간에서 많이 심는데 그 까닭이 어디에

있을까. 수국이 헛꽃이라는 게 하나의 단서.                               시인  장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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