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걷고 타고 담았다/오고간 사연들

괜한 속병

by 하기* 2010. 8. 10.

 

 

 괜한 속병

 

 

 

퇴직 후 집에서 버텨봐야 아내는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직장 다닐 때만도 따뜻하게 맞

던 아내였다.젖은 낙엽처럼 아내에게 붙어다니는 신세,                                         

하긴 아내가 이제 앞치마 벗고 바깥바람 쐰다고 탓할 일인가? 주름진 얼굴이 안쓰럽다

제 갈 길 간다고 그 누구도 탓할일이 아닌데 괜히 속병 앓았다.                                

 

40여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쳤다. 아내마저 내 곁에 있을 때가 드물다. 물론 천성적으로

무뚝뚝한 성격에다  아기자기한 말재주라곤 없는 내 탓이기도 하지만.......친구들은 집

에서 가끔 손자 손녀들과 논다 하는데  나는 그런 재미도 누리 못한다.자식들이 외국에

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니  니이 든 부부만 사는 작은 영지(領地)에 가장이라고 집에 버

티고 있어 봐야 아내는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틈만 나면 수영이다,헬스센터다 하여 밖

에 나가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간다.월급 타다 주던 시절에는 끼니때만 되면 내가 좋아

하는 반찬을 준비해 놓고 "국이 식어요"라고 따뜻하게 맞던 아내였다.그러던 아내가 달

라 졌다. 어떤 때는 친구들과 밥 먹고 들어가니 중국음식을 시켜 먹으라고도 한다.가장

이 집을 지키고 있어도 신경을 별반 쓰지않는다. 하기야 친구들과 술자리에 앉으면,빗

자루에 쓸려도 쓸려나가지 않고 빗자루에 달라붙는 "젖은 낙엽" 처럼 아내에게 붙어

니는 신세란 한탄이 서로 나오니, 나만이 겪는 처지는 이닌 듯싶다.만감이 서린다......

날마다 야근을 하고 휴일없는 고된 외국근무를 했는데 "이런 신세가 됐나" 싶어 심정이

       착찹하기가 이를 데 없다."이럴줄 알았다면 진작 평생 월급받을 직장이라도 구해볼 걸.."     

                                            

딸 애가 왔다...그때부터 모녀는 둘이서 늘 함께 다녔다...                                       

.......(중략)......

 

닷새 동안 집에 있던 딸애를 공항에 보내고 오면서 내 삶을 뒤 돌아본다.아이들이 커서

제 갈 길을 떠나고,아내도 나이가 들어 자기 일에 바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때문에

좀 쓸쓸함을 느낀들 그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필연적인 수순이다. 언젠가는 홀로 될

연습을 하는것이  요즘의 내 삶이다.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고 보니 당연한

일에 괜히 속병을 앓았다.                                                                                 

                         

                                   ㅡ장병선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무역관장ㅡ

                                                   [조선일보 2010.7.27. 오피니언  ESSAY  中에서]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것은 궁극적으로 행복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지만 "행복이란 이거다!"라고 딱히 정의내리긴 어렵다. 그러면,어떻게 해

야 더 행복해지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유할 수 있을까.정신과의사이자,건강

전도사,수많은 베스터셀러 저자로 유명한 이시형박사는 이 화두를 우리 사

회에 끊임없이 던져왔다.                                                                  

 

"연인들이 뜨거운 포옹을 하는 그 격정적인 순간은 환희이지만 행복은 아닙니다.

포옹이 끝나고 숨을 고른 후 햇빛 잘 드는 창가에서 두 손을잡고 서로 마주 보는

순간,그제야 아련히 밀려오는 기분,그것이 행복입니다."                 ㅡ이시형ㅡ

 

 

오늘같은 날,허비님에 부름에 지하철 긴차타고와 분수대옆에 모여 수다 떨면서

크게들 웃으며 안부 묻고,솔뫼식당으로 옮겨 오리와 만나서 쐬주 한병 놓고서는

그렇게 좋아하던 우리들.건강하자고 잔을 맞댄 그 순간, 그것이 행복이었습니다

그래봐야 그 뜨겁던 여름도 갈겁니다.건강하세요.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2010.8.14.  하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