뫃아 두었던 내 모습을 꺼내놓으며
ㅡ2010년도 후반기ㅡ
2010,후반기가 시작된 첫 날 (2010.9.2.)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註 [2010.11.25. 가을에 詩 [한국의 산천]방에서 옮겨옴]
청도초교 4년생들과 함께한 숲해설(2010.10.15)
숲을 지나오다
- 김수영
참나무와 졸참나무의 숲입니다
나뭇진이 흐르던 자리
(상처 없는 영혼도 있을까요)
가을이 오면 그 나무의 단풍이 많겠지요
오솔진 숲으로 흐르는 여름해의 눈부신 역광
발효한 빛의 향기가 헤매이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꿀에 취해
더러운 흙에서 나서 죽을 때까지
쓸쓸하여 허기지는 것들
가을까지라면 더욱 무겁겠지요
푸른 채 떨어진 나뭇잎과 굳어가는 나무 줄기
잘 구워진 깊은 우물 같은 마음의 맨 밑바닥에서
벗겨낸 한 두름의 그늘은
그 그늘이 된 자리에서
더 낮은 곳으로 쟁쟁이 울립니다
상처 없는 영혼이 있을까요
살면서 오래 아파함도 기쁨이었지요
수목원 선인장원 앞에서(2010.9.7.)
휴식을 취하며 ㅡ[ 1 ]ㅡ (2010.10.13 )
가 을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휴식을 취하며 ㅡ[ 2 ]ㅡ (2010.10.15)
수목원 습지원의 풍경(2010. 9.3.)
꽃씨
- 문병란
가을날
빈 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며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수목원 습지원에서...(2010.9.8 )
앞산 으뜸산 돌아보기행사에 참가해서... (2010.8.22)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어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청원 미동산 수목원에서 (2010.9.20.)
늦가을
- 김지하
늦가을
잎새 떠난 뒤
아무 것도 남김 없고
내 마음 빈 하늘에
천둥소리만 은은하다.
청원 미동산 [심화학습]장에서 (2010.9.20.)
남이섬 심화학습장에서 (2010.9.28)
가을 햇볕
- 안도현
가을 햇볕 한마당 고추 말리는 마을 지나가면
가슴이 뛴다
아가야
저렇듯 맵게 살아야 한다
호호 눈물 빠지며 밥 비벼 먹는
고추장도 되고
그럴 때 속을 달래는 찬물의 빛나는
사랑도 되고
습지원 돌다리를 건너며 (2010.10.12)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대구수목원 도랑가에서 물속에서 뽐내는[부들]을 설명하며... (2010.10.22 )
희망의 씨앗
우리 삶의 씨앗은 여러 곳에 있습니다.
서로 건네는 말 한마디
마음을 담아 전하는 미소 한 줌
다독 거리는 친절한 손길
이 모두가 좋은 열매를 맺는 씨앗들입니다.
여기 있는 진솔한 글들과 행복한 순간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휘망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수목원 중앙분수대 앞에서(2010.10.22)
산림문화전시관 앞 국화 꽃앞에서(2010.11.2 )
산림 문화전시관 앞 [규화목]이 서있는 곳에서 (2010.11.2)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우리 행복의시작과 긑
그 웃음과 눈물로 아롱진 이야기
지금 드리는 선물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에 대한 "소중함"입니다.
수목원 침엽수원에서 대왕솔 잎 갖이고 누가 이기나 시합을 하며...(2010.10.20 )
수목원 침엽수원에서 대왕솔 잎 주워 갖이고 누가 이기나 시합을하며...(2010.10.20 )
수목원 침엽수원에서 대왕솔 잎 주워 갖이고 누가 이기나 시합을하며...(2010.10.20)
휴식을 취하며 ㅡ[ 3 ]ㅡ(2010.10.13)
대구수목원 도랑가에서 물속에서 뽐내는[부들]을 설명하며... (2010.11.5)
문경새재 3관문 정상에서[심화학습]을 마치고 오찬을하며(2010.10.20)
[국화전시] 수목원 중앙광장 앞에서(2010.11.7 )
수목원에서 수태와하기(2010.11.20)
"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더 열심히 귀를 기울리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
ㅡ 시를 지은 사람은 정종현시인이고 제목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다.
2010.12.7. 광통회 송년 팔공산 등산
그리우면
- 최관하
그리우면 그리울수록
차라리
눈을 감으리
눈(眼) 속에
환영(幻影)의 파노라마가
돌아갈 때
기억 저 편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를
하나 둘 건너리
가서 만날 때
안개비처럼
그리웠다 말하리
2010.12.7. 광통회 송년 팔공산등산
집으로 가는 길
- 신 경 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바랜 수채화 같은 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
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
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고마운 사람, 미안한 사람, 사랑을 준 사람, 친절한 사람, 무서운 사람, 상처를 준 사람,이기적인 사람,
웃음을 준 사람.......각자의 인생길에서 단 한 번 스쳐가는 인연들에게 우리는 무엇으로 기억 되는가?
ㅡ 2010.12,11.동아일보 연재만화 [386c]에 실린 글中에서ㅡ
우리는 여전히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가며 살아야겠지? 산 속에서 홀로 딱는
도(道)보다 삶 속에서 질척거리며 깨닫는 도(道)가 더 값질거라 생각을 한다
2010.12.7. 광통회 송년 팔공산 등산
2010.12.7. 광통회 송년 팔공산 등산
너무 이타적으로 살지말자.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도 있잖은가. 사실을 바꿀 수 없으면 생각을 바꿔야해 福아!
가까이 있으면서도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을 안타까워하는 대신 너를 소중한 친구로 여기며 우정을 지속적으로 쌓아갈 거야.福아!
네게 한 줄이라도 메일을 보내고.내게 올 너의 메일 반 줄을 받고 이제는 네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더 듣는 편을 택하고 싶다.... .
다 그런거란다.쿡쿡 눌러대는 독수리타법으로 자판을 두둘겨서 뭔소식이던 주고받자구. ㅡ내 친구 불곰 福이에게 하기가 띄운다
그리고 나는 오늘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2010.12.7,)
2010.12.12. 편집 하기
'걷고 타고 담았다 > 잊히지않는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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