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 詩 들

여기 저기에서 뫃아온 글들

by 하기* 2013. 2. 20.

 

 


 

손을 놓아줘라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도
그가 떠나기를 원하면 손을 놓아주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여.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너의 것이 아니었다고
잊어버리며 살거라.


- 신경숙의《깊은 슬픔》중에서 -  


* 지독히 사랑했던 그와 헤어지고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겨워서 다시 붙잡으려 했다가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사랑했지만 떠나기를 원할 때는 그저 손을 놓아줍시다.
그가 꼭 내 곁에서가 아니라 누구의 곁에서든
행복하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시다.
그래야 나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

 

 

 

[2월은 시샘달]

 

파릇한 잎이 언뜻

고개를 내미는가 싶더니

찬 바람의 으름장에 몸을 숨깁니다.

 

봄에게 자리를 내주기가

못마땅한 겨울이

심술을 부리나 봅니다.

 

시샘달이라 불리는 2 월.

잎샘추위가 찾아올 땐

몸도 마음도 단단히 여미세요

 

시린 투정을 들어주다간

봄과의 따스한 만남이

더뎌질 수도 있으니까요.

 

                      ㅡ 오세영[2월은 시샘달] 全文

 

...................................................

 

 

[ 2 월 탄력 ]

 

또다시 봄.

무섭다

겨우내 물만 준

천리향 망울진 곁

식구들 나날의 양말짝들,걸레 빨아 널다가

채 피지 않아도

언뜻언뜻 스치는 근원을 알 수 없는

향 (香)

비누거품 터트리며

잘게 튀는 무지개

고감도 투명 스타킹에

갇혀 모기로 윙윙거리는

저 탄력

한번도 써 보지 않은 침(針)들

 

      ㅡ  이정하 [2월 탄력]全文

 

,,,,,,,,,,,,,,,,,,,,,,,,,,,,,,,,,,,,,,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ㅡ함석헌[그 사람 가졌는가]중에서

 

...................................

 

[음 (吟)]

 

새벽에

마른 풀 위로

지나가는 빗소리

 

누군가 나 보다 먼저

깨어나 앉아 저소리

듣고 있네

  

               ㅡ 조정권 [ 음 (吟) ]  중에서

 

.................................

 

[설날 아침에]

 

매냥 추위 속에                                               세상은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

새해에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운 것을 생각하라.

파릇한 마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새해는 참고                                                   또 올지라도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오늘 아침                                                       고운 이빨을 보듯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설날 아침에> 全文    ㅡ김종길ㅡ

 

........................................

 

 

급하게 홍콩 다녀 왔습니다. 우리가 기분 좋을때 홍콩 간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정말 홍콩 갔다 왔습니다.ㅎㅎㅎ홍콩이란 도시에 흠뻑 빠졌다 왔습니다.너무 멋지게

놀아서 너무 피곤하네요.   ㅡ 명수 ㅡ

 

이제, 먼 훗날 늙어가는 내 모습을 돌아 본다면 추억도 세월도 세어보게 되지 않을까? 

사진이란 ...나를 담는 것이다. 그래도 난 너에게 처음이고 싶다.

                                                                            블로그 [길 위에서] ㅡ탄경 ㅡ

 

.........................................

 

하기가

 

미치도록 갖고 싶었던것. 진짜 이유는?  뭘가?

살아봐야 아는 것들이 있다? 뭘까?

내 뒤에는 항상 나를 보고있는 감시자가 있다.

올해는 조금 더 가볍게 길을 걷고 싶다.예순을 절반 넘긴 싯점에서....

거짖말을 하지 말자.부정직하기 때문이다. 모든 진실을 다 이야기 하지 말자.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ㅡ알 에스컴ㅡ

 

가장 행복한 사람은?  일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희망이 있는 사람이다.  하기

 

..........................................

 

[방귀를 許 하라]

음식을 빨리 먹으면  위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 방귀가 많아진다.외부 공기와 음식

발효GAS의합체물이 방귀이기 때문이다.  며느리의 방귀를 시아버지가 허락하듯

불편함을 참아주고 답답함을 들어주는 배려의 안전망을 짜야 한다.  더 크게 보면

우리는 가끔씩 시원하게 방귀를 뀌어야 하고, 남이 귀는 방귀도 눈감아 줘야 한다. 

마음의 화(火)가 아직 아기일때 잘 보살펴 분노의 불길로 크는 걸 막아야 한다. 여

기 마음의 火릏 내려 놓지 못해 진자 불을 놓아버린 黃씨(45세)가 있다.버스 38대

를 연기로 날려 보낸 서울 외발산동 방화범이다. 시사하는봐 크지않나?

                           ㅡ2013.2.8. 중앙일보 오피니언 [이규연의 時視各角]  중에서.

 

                      ㅡ 2013.2.20. 여기저기에서 뫃아 온 좋은 얘기들을 적다 ㅡ 하기

 

 

 




 박경리와 박완서의 노년  

소설가 박경리씨는 운명하기 몇 달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 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다음은 노년의 박완서씨가 썼던 글입니다.


"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

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

오면서 볼 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두 분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조용한 시골집에서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던 분들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지요.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라는 뜻입니다.   물처럼 살다가 물처럼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이처럼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말도 없을 듯 싶습니다.위의 두 분은 물처럼 살다 간 대표적인 분이라고 할 수 있

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 부쟁(不爭)의 삶을 보여주었고, 만물을 길러주

고 키워 주지만 자신의 공을 남에게 과시하려 하거나 결코 다투려 하지 않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초연한 살았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자유로움이 었습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배우고 만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장 

강(長江)의 글을 쓰면서 그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을 말했습니다.
말년의 두 분은 노년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보여 주었습니다.후배들에게 이렇게 나이 먹어야 한다

고 아무 말 없이 조용한 몸짓으로 표현했습니다. 박경리씨는 원주의 산골에서 박완서씨는 구리의 어

느 시골 동네에서 흙을 파고 나무를 가꾸면서 빛나는  노년의 침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노년의 행

복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말했습니다.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

상뿐입니다. 더러는 조금 짧게 살다가,  더러는 조금 길게 살다가 우리는 가야 할 곳으로 떠나갑니다.
두 분의 삶을 바라보면 이 소중한 시간을 이해하면서 살라고,배려하면서 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둘도없는 삶을 지난 날을 돌이키며 후회하기 보다는 남은 날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희망과 행복을 찾아 보자고 다독여 주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의 삶에서 배웁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

게 조차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  조그만 일에 끊임없이 감사함을 느끼는 노년, 그렇게 넉넉한 마음의

행복을 배우게 됩니다.

 

                                                                            2013.3.5. 오후  달운이 방에서 갖이고 와 적음
 


'좋은글 · 詩 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선 가는 길   (0) 2013.05.18
고미석 詩로 여는 주말  (0) 2013.05.18
산다는 것  (0) 2013.02.17
치마 & 팬티  (0) 2013.02.09
어머니와 설날  (0) 2013.02.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