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初伏)

아침에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송하는 멘트가 실내 스피카를 통해 들린다.

아파트에 거주하는耳順 절반을 넘기신 분은 관리사무실 옆 부녀회 사무실로 정오까지 나오

시면[초복 복달음]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 맛있게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어서 오십시요.

하고...

Wife가 먼저 방송을 듣고는 마침 잘 됐다며 초복이예요 오늘이...가 봐요,한다. 오늘 삼계탕

을 만들어야 하는 날인데 잘 되었다고 밀어댄다. Wife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가지를 못한

다고 손사래를 친다. 시계를 보니 1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그 때 부터 샤워하고 면도하고

속옷까지 갈아입고는 관리실 부녀회 사무실로 나갔다.이십여명의 나이든 할배,할매.관리실

직원들이 부녀회원들이[닭탕]을 만들어 놓고 안내를 한다. 닭탕 한 그릇을 비

우고 녹두죽 한 사발을 더 달라해서 점심을 했다. 착한 대접을 받았다. 참 맛이 있었다. 의정

활동을 한다는 구의원 서너명이 들어오더니 넙쭉 큰절도 한다. 초복날 점심은 이렇게 용기

있게 했다.먹고 더 달라는 왕성한 용감함도 나에겐 있었다. 그리고 나왔다. 자전차를 타고는

[메타쉐퀴아]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 낙동강이 보이는 뚝방길을 달렸다.시원한 바람이 분다

잠시 내려 셀카로 아래 모습의 사진도 만들었다.또 패달을 밟아 강창교까지 갔다 집에왔다.

그리고 저녁. 외출했던 Wife가 저녁 준비를 한다.뭔가를 끓인다.또 삼계탕이다.대추넣고 蔘

넣고 찹쌀 넣고 또 뭔가를 더 넣고 끓인 삼계탕을 저녁에 또 먹었다. 이렇게해서 초복(初伏)

날에는 점심에도 삼계탕. 저녁에도 삼계탕. 닭 두마리와 놀아났다.그러나 작은 두 마리였다.

젠장 넘 먹었나. 아니다 그래도 나는 소화를 거뜬하게 해 버렸다. 세상에...

저녁 8시뉴스를 시청하며 내 절친들 이십명께 이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폰으로 이렇게 쳤다.

절친들이여

오늘 초복야요 복달음은 했는지?

난,점심도 닭탕. 저녁도 닭탕을 먹으며...

그곳 생각을 했지요 정말예요 늘 건강해요.

그 후 재밋는 답신을 열여섯명의 절친으로 부터 받았다.

2015.7.13. 초복날 하기

2015.7.15. 하기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혹은 아낌없이 쏟아냈을 때 사람들은 길을 나섭니다.

굳이 지름길을 찾지 않고, 일부러 앞지르지 않고, 기꺼이 에둘러 가는 길.

그렇게 속도를 낮춰 걷다 보면 다시금 온전한 나를, 한껏 채워진 나를 만납니다.

하루 하루

자라는 삶을

살고 있나요?

♬가는 세월 / 서유석♬

내, 나이 e-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