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담는 사람 ( 4 )
[면면]
-이병률(1967~)
손바닥으로 쓸면 소리가 약한 것이
손등으로 쓸면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
그것을 삶의 이면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먹을 것 같지 않은 당신
자리를 비운 사이 슬쩍 열어본 당신의 가방에서
많은 빵을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을 삶의 입체라고 생각한다
기억하지 못했던 간밤 꿈이
다 늦은 저녁에 생각나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나는 그것을 삶의 아랫도리라 생각한다
(…)
★ 탈근대 철학의 공헌 중의 하나는 모든 형태의 이분법을 의심하고 해체한 것이다.
존재의 ‘면(面)’이 아니라 면과 면의 겹침, 즉 “면면(面面)”을 동시에 바라볼 때,
우리는 세계에 대한 “입체”적 이해에 도달한다. 대립물들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쳐 있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이 겹침과 스밈이 존재와 삶의 역학이다.
모든 윗도리는 “아랫도리”와 함께 있다. 삶의 숨어 있는 “이면”과 “입체”와 “아랫도리”를
잘 들여다보는 것, 거기에 삶에 대한 웅숭깊은 이해가 있다. <오민석 시인·단국대 교수>
[가을이면 밀려오는 향수(鄕愁)]
_ 박만엽_
하늘에 날아가는 잠자리만 보아도
가슴에 눈물이 샘물처럼 고여옵니다.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없었던 것을 만질 수 있고
가질 수 없었던 것을 이제야
소유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새벽이 언제 오나 뒤척이며 베개에
적시던 눈물은 이젠 흘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당신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셨고
나 역시 당신에게 모든 걸 드렸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만 보아도
가슴에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당신의 눈을 통해 지금의 나를 볼 수 있고
당신의 가슴을 통해 심장의 박동소리를 들으며
당신과 함께 영원히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출처: 박만엽 제2詩集 <가슴에 묻어본 적이 있는가> (도서출판 亞松, 2008)
ㅡ[자운영]님 blog에서 뚱쳐 옮겨왔음 ㅡ
나는 제 아무리 쫓아다녀도 여기있는 님들에 사진 열정에는 택도없이 못미치는 멤버이다.
그래도 한 멤버로 함께 해 주니 엄청 크게 고맙다.우리가 살아가면서 나를 불러주지 않고
오라는데 없다면 그건 정말 형편없는 삶이 아니겠나 싶다. 잘 하는게 문제가 아닐 것이다
즐기며 나를 인정하는 한 멤버가 되는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한다. 중간 쯤만 하자.
151113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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