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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타고 담았다/heot ttokg & 모습

두려워 익지 않는 가을은 없다.

by 하기 2 2016. 10. 26.




    


            [10월의 편지]


     

        두려워 익지 않는 가을은 없다.



  




                       인간사 같은 건 내 알 바 아니고, 라는 듯 계절은 참으로 무심히 가고 옵니다. 그  뜨겁던 여름도 순탄치 않았던

                       가을도, 굵은 가을 빗줄기와 함께 멀리 떠난 듯 합니다. 초 겨울의 차거움이 밀려옵니다.위 사진은 8전 쯤

                       는가 봅니다.상경했던 아들과 함께 버스정류장에서 아버지께서 출근하시며 회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함께

                       찍었던 모습입니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택시회사에 근하셔서 밤새도록 택시배차를 하며 그 억센 운전기사들

                       격려하며 통제하는 직장생활을 하셨고, 받은 월급을 한 푼도 안쓰고는 너희 어머니에게 다 드렸다고 늘 자랑을

                       하셨지요. 두 분이 알콩달콩 구십 평생을 함께 하시며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행복했습니다.늘 씩

                       씩하게 하셨던 그 말씀은 아버님께서 우리에게 남겨 준 유언 녹취록에도 분명히 담겨져 있습니다. 위에 모습의

                       아버님 연세는 여든 넷 이셨던걸로 생각이 듭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



             


                         지난 여름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꼭 유난했던 더위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아버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허한 마음에 어머님은 늘 편안하게 앉아 이용하던 의자에서 딩굴어 넘어져 골반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도 쇠약하다고 못 받고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만90세의 연세로 지난10월7일 밤에 영면하셨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만 92세가 되여 요양원에 계시는 아버지께는 말씀을 안드리는게 좋겠다는

                         동생들 뜻에 따라 지금껏 말씀을 미루고 있습니다. 구지말씀드려 충격이 오지는 안겠는지 하는 생각이 앞

                         서고 있어서 입니다.몇일전에 뵙던날에는 음식도 목이 깔깔하다고 못먹겠다고 거부하고 미음으로 연명을

                         하시는데 영감으로 어머니가 편안히 저 세상으로 나를 두고 먼저 갔다는 것을 아시는지 도통 안부를 묻지

                         않고 내색도 않고 하루 하루가 모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간 공통의 비참함에 대한 공감도, 함께하는 것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연대도 없습니다.내 일이 아니라고

                         모른 척했던 것들이 결국엔 나의 것으로 내 앞에 돌아왔습니다. 늦은후회만 남았습니다. 그리하여 조금은

                         우울하게 가을을 보내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이제11월을 맞습니다. 아버님을 좀더 편히 모시고 이제 곧

                         어머니 곁으로 정성을 다해서 바래다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땀을 흘려야 하겠지요. 세상사 온갖

                         시름도 잠시 내려놓아 봅니다.그게 인생인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야 철이 들었다며 자위하며 평온이 얻어

                         져 가고 있습니다.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는 대추는 태풍과 천둥, 벼락과 번개를 몇개씩 품고 이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

                         습니다. 무서리 내리는 몇 밤을 지나고 땡볕 두어 달, 초승달 몇 날을 보내고서야 둥굴어진 대추처럼 지난

                         여름과 가을에는 고통 흔적이 내 삶을 좀 더 단단하게 여물게 할 것이라 위안해 봅니다. 두려워 익지

                         는 가을은 없습니다. 조금 먼저 편한함을 찾아 저 세상으로 떠나신 어머니 편히 잠드세요. 아버님! 지금이

                         제일 힘드실거라 믿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곁으로 가실 까지 힘 내세요. 누가 뭐래도 정말 사랑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2016.10.29.  밤 11시45분 큰아들





[프렛홈] 최희준 노래 2016.11.06. 삽입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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