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인을 찾아서.
나태주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라고 격려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ㅡ (시, "풀꽃 1")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ㅡ (시, "풀꽃 3")
☎ 내년은 풀꽃시인 나태주(74) 작가가 등단한 지 햇수로
50년이 되는 해다.반세기 세월 동안 글 쓰는사람으로 살았다.
나태주는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총 41권의
창작시집을 출간했다. "풀꽃 3"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따로있다."시"라는 제목의 시다.
그는 여기에 시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써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담았다.
[ 시 ]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지구 한모통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모통이가 밝아졋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모통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 졌습니다.
<중앙일보 정아람 기자 취재 씀>
ㅡ2019.10.21. 월 중앙일보 문화면 중에서
나태주 시인 < GOLD & WISE 10월호 12page 中>
[ 춤 ]
ㅡ정끝별
내 숨은
쉼이나 빔에 머뭅니다
섬과 둠에 낸 한 짬의 보름이고
가끔과 어쩜이 낸 한 장의 그믐입니다
그래야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내 맘은
뺨이나 품에 머뭅니다
님과 남과 놈에 깃든 한 뼘의 감금이고
요람과 바람과 범란에 깃든 한 뼘의 채움입니다
그래야 점이고 섬이고 움입니다
꿈만 같은 잠의
흠과 틈에 든 웃음이고
짐과 담과 금에서 멈춘 울음입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두 입술이 맞부딪쳐 머금는 숨이
땀이고 힘이고 참이고
춤만 같은 삶의
몸부림이나 안간힘이라는 겁니다.
☎ 정끝별 작가는 시집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를 두고 "가능성의 모색" 이라는
표현을 썼다.시집에는 음운의 반복, 즉 라임을 활용한 작품이 다수다.
가령 " 내 숨은/ 쉼이나 빔에 머뭅니다 ("춤" 중)" 처럼 받침에 ㅁ이 들어간 단어로
이야기를 구성하거나. "혼자서는 느리거나 빠르다/ 사랑에 빠질 때도/ 사랑이 빠질때도/
둘의 박동은 심장을 건너 뛰고/ 셋의 박동은 심장을 벗어나기도 한다('합주'중)"처럼
동음이의어와 다의어,유사어를 조합하는 식이다. ㅡ<중략>ㅡ이렇게 작가는 단어를
풀었다 묶으며 시구를 엮고,시를 켜켜이 쌓아 <봄이고 첨이고 덕입니다>를 빚었다.
[시인 정끝별]
국문학 박사.이화여자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1988년<문학사상>신인상 시부문 당선.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으로 등단해 시 쓰기와 평론을 병행하고 있다.
대표 시집으로는<흰 책>. <외락>. <은는이가> 등이 있고,소월시문학상.청마문학상 등 수상.
정끝별 작가에게 묻다.
Q . 시는 무엇을 전하고 어떤 역할을 할까요?
A . 시는 일종의 질문, 화두일거예요. 한자 시(詩)는 말씀 언(言)과 절 사(寺)의 결합
즉 말로 세운 사원입니다.비유하자면 진정한 마음의 경전이랄까요.살면서 공부하며
완성해 가는 것이죠.시 역시 여백 행간을 통해 질문하고 독자 스스로 답할 수 있도록
인도한 다고 여깁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시를 많이 읽어야 해요.읽고 느끼는
훈련을 통해 시에서 자신만의 물음과 답을 구할 수 있죠,인생처럼,시를 완성하는 것도
결국 독자 자신입니다.
ㅡ GOLD & W ISE <KB은행사보> october 2019 게재 中 발췌
정끝별 시인 < GOLD & WISE 10월호 14page 中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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