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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詩 들

죽은 여왕이 가르쳐준 것

by 하기 2 2022. 9. 25.

 

 

 

         죽은 여왕이 가르쳐준 것

 

 

 

            생전에 다시 못 볼 대단한 규모의 장례식을 TV로 지켜보며 여왕은 죽어서도 열 까지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전대미문의 애도 행렬을 통해 영국을 하나로 통합하고 전 세계  200여

            나라 지도자들을 런던으로 불러모았다.40억 명이 시청한 장례미사에서 캔터베리 대주교는

            여왕을 "살아서 봉사, 죽어서는 희망(Service in life,Hope in death)의 상징으로 칭송했다.

            누구보다 많은 이의  사랑과 작별인사를 받고 영면한 엘리지베스 2세는 비록 먼 나라 여왕

            이지만 과거 영국과 오늘날의 세계를 어떤 세계사 교과서보다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아무리 여왕이라도 이렇게 전 세계가 애도하는 것은 여왕이 뭔가를 잘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평론가들은  그 이유를 여왕이 정치보다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9월의 런던이 그렇게 쾌청하고 단풍이 들락 말락 한 공원과 가로수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도

          알게 되었다. 호두까기 인형에서 본듯한 장난감 병정 같은 말쑥한 병사들이 유니언 잭으로 장식된

          거리를 배경으로 장중한 음악과 플롯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장엄한 장례행렬을 완성했다.

      

 

 

 

 

 

 

 

 

 

 

 

 

 

 

 

 

         현실론자들은 이미 흘러간 과거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물을지 모른다. 오히려 미래가

         더 중요하지 않으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죽은 위인을 산 자들이 부활시키지 않는한

         국가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루한 산 자들만 우글거리고, 그들끼리 싸우고

         헐뜯는 모습에 신물이 난 참에, 먼 땅에서 거행된 오랜 왕실의 장례식은 이런 역사의

         지혜를  한 가닥 전해주는 것 같다.            글.  ㅡ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 한국 미래학회 회장

 

 

 

         영국 여왕, 에리자베스 2세의 명복을 빈다. 

 

2022.9.25. 편집 : 하기

 

  ㅡ 사진 제공 : 최육남 兄

  ㅡ 글 제공 : 조선일보 2022.9.23. 오피니언. 박성희 커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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