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참, 많이 아프다. 그래서 참고 이제 여기까지 와 있다. 참아야 했다.
얼마나 더 아프고 허리 휘어짐을 멈추게 할는지... 어제야 수술대에 올랐다.
나는 지금 껏 살아오면서 허리에 아픔을 참았던 게 꽤 있었다. 참고 참다가
어제(8.30) ㅊㅊ내시경 수술을 했으니 쑤심이 있을테고, 단단히 굳어지려고
더 아픔이 이어지겠지만 무조건 참고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나는 굳건하게
곧게 설 수 있고 사랑하는 이들과 어울릴 수 있을 테니까...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2022.8.31. 아침에 송정학
[파도타기]
ㅡ고정희
둥근 젖무덤에 보름달 떠올라 하룻밤 사무치자
하룻밤 사무치자 팔 벌린 그 밤에 동쪽 샘이 깊은
물에 보름달 주저앉은 그 밤에 - - -.
느닷없이 부드러움이 두 가슴을 옥죄던 그 밤에
깊고 푸른 밤이 불을 켜던 그 밤에 사십 도의 강물
이 범람하던 그 밤에 - - -.
불꽃 춤 찬란하던 그 밤에 서해안의 파도 소리
하얗게 부서지던 그 밤에 물미역 아름답게 흔들리
던 그 밤에 별들이 내려와 드러눕던 그 밤에 - - -.
새벽 달빛 호호 탕탕 넘어가던 그 밤에 아아 아홉
가지 봉황 깃털 창궁에 자욱한 그 밤에 그대와 나 수
미산 꼭대기에 떠올라 우주와 교신하던 그 밤에 - - -.
ㅡ 시집 [아름다운 사람 하나] (문학동네 포에지) 수록
☎ ㅡ1948년 해남출신 1975년 현대시학 통해 등단.
시집으로. [누가 홀로 숨통을 밟고 있는가]. [지리산의 봄]. 등이 있음
대한민국문학상 등 수상. 1991년 작고
2022.8.27.(토) 세계일보에 게재된 것임
2022.8.30. 촬영 :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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