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실하고, 듬직하고, 든든한 봄. ]
봄 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여기 저기에서 봄이 왔음이 느껴지는 날들입니다.
마른 나뭇가지에 연두색 새싹들이 올라오고,
새 소리도 부쩍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 4월입니다.
[성실하고, 듬직하고, 든든한 봄]
겨울을 난 것들이 고물고물 살아납니다.
혹독한 시간을 건넌 것만이 아는 힘입니다.
힘은 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고통과 시련에
힘을 다하여 품었을 때,
스스로 나는 것이라고 온 우주가 열변하는 봄입니다.
마당과 산천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아니한
아이처럼 날로 날로 예뻐집니다.
봄은 늘 성실하고, 듬직하고, 든든하게 옵니다.
ㅡ글. 양은숙 (자연주의 생활리스트 <계절 소풍>) 저자
[ 대책 없는 봄 ]
ㅡ임영조
앞 뜰의 목련이
애써 켜든 연등을
간 밤에 죄다
땅바닥에 던졌더군요.
[ 좋은 의사의 자질이 "수능 1등급 일까 ]
2020년 의료 파업 당시논란이 된 의사단체 홍보물이 하나 있었다.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할
진단을 받았을 때 '전교 1등 출신 의사' 와 '성적 낮은 공공의대 의사' 중 누구를 선택하겠 느
냐는 내용이었다. 지금되묻는다. 사직서를 던지고 병원을 뛰쳐나간 의사와 동료의 비난들을
참으며 병동을 지키는 의사 중 국민들은 누구에게 몸을 맡기겠나.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합리적인 판단,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 의사란 직업의 특별함을 아는 소명의식. 이런
자질을 갖췄다면 수능 2등급이건 3등급이건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딸들이 아
플 때 돌봐줬던 그 의사가 어느 의대를 나왔는지, 수능 몇 등급이었는지는 모른다. 사실 관심
도 없다. 그 대신 수많은 소아청소년과가 문을 닫는 와중에 변함없이 홍제동 상가 5층 진료실
을 지키며 아이들을 돌봐줬다는 사실만 기억에 남는다. 환자에겐 그런 의사가 최고의 의사다.
☎ 이은택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차장) 동아일보 Opinion [광화문에서] 게재된 글 부분 옮김.
2024.3.31. 대구수목원에서
2024.4.3. 편집 :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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