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보름달을 보며
우리들의 소원을 빌어 봐야지요!!
두둥실 떠오를 보름달은 보며
나와, 여기 오신 분들의 모든 소망이
이우워지길 간절히 염원 하겠습니다.
2024.09.01. 하기
[ 죄 와 벌 ]
* 조오현 스님
우리 절 밭두렁에
벼락 맞은 대추나무
무슨 죄가 많았을까
벼락 맞을 놈은 난데
오늘도 이런 생각에
하루 해를 보냅니다.
☎ * 무산 오현
1932년 경남 밀양 출생
1958년 입산. 설악사 주지역임
1968년 시산문학 으로 시 등단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31]
[ 매우 중요한 참견 ]
호박 줄기가 길 안쪽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있다
느릿느릿 길을 밀고 나온 송앵순 할매가
호박 줄기 머리를 들어 길 바깥으로 놓아주고는
짱짱한 초가을 볕 앞세우고 깐닥깐닥 가던 길 간다
ㅡ박성우(1971 ~ )
.........................
☎ 참견한다는 것은 쓸데없이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다.
자신과 별로 관계가 없는 남의 일에 공연스레 나서서 개입하는 것이다.
호박 줄기가 하필 길의 위로 기어가는 것을 본 할머니는 넝쿨을 들어서
뻗어갈 방향을 돌려 놓는다. 참견하는 일이더라도 참 잘한, 요긴한 참견
이라 하겠다. 이와 유사한 참견은 시인의 시(詩) [아침의 일]에도 나온다.
한 동네 어르신이 남의 집 고구마 밭에 느닷없이 들어가셨는데, 그 어르신
손에는 " 그냥 놔두면 무성한 가시 줄기를 / 거침없이 키워나갈 덩굴 풀"인
환삼덩굴이 들려 있었다는 것이다. 소소하다고만 할 수 없는,아름다운
참견이라고 하겠다.
ㅡ문태준 시인. (2024.8.5.조선일보 A30면 오피니언 게재)
[ 해물 칼국수, 그 집 (부분)]
*ㅡ황희영
칼국수가 먹고 싶은 날은
입 소문 자자한? 해물 칼국수 집으로 간다
바지락,새우,오징어? 듬뿍 넣고
고추장 풀어 끓인 해물 칼국수,
시청 뒷골목 칼국수 그 집에는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이나
해맑은 날에도 만원이다
(중략)
온통 바다 내음이
어머니 무르익은 손 맛을 넘보는
해물 칼국수, 그 집에는
파도? 소리가 살고 있다.
................
☎ 인간은 음식을 먹을 때 자연처럼 존재한다.동물은
에네지를 재충전해야 살 수 있는 법. 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칼국수에
'듬뿍'들어간 해물들이 군침 돌게 하는 해물 칼국수 파는 집.
각양각색 사람들이 자연물과 어우러진 칼국수 먹으며 살아
갈 힘을 얻는 이 식당은 자연의 생명력이 샘솟는 공간이다.
그래서 시인은"그 집에는/파도 소리가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ㅡ이상혁 <문학평론가>
ㅡ2024.8.2. 경북매일 신문 [이상혁의 열링 詩 세상] 중에서
2024.09.01. 편집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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