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와 있었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폭염 속에서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흘러가는 것이 여름만이 아니고
도착하는 것이 가을만이 아닌 것처럼
무언가 속절없이 흘려보내고
무언가 끊임없이 맞이해야 하는 우리의 인생을
풍요로운 가을 안에서 위로해 봅니다.
더불어 알곡이 폭죽처럼 터지고
과일 향기가 세상을 물들이는 이 계절.
어느 때보다 풍성한 축제로 가을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ㅡ GDLD & WISE September 2016. 에디터 방은주 글ㅡ.
*[우리가 간 코스모스 꽃길]*
ㅡ김영래 作 ㅡ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하늘 향기를 몰고 와 가슴 가득히
그리움과 설렘으로 팽창시켜
가을꽃 코스모스
꽃길이 눈에 아른거려
나를 푸른 초원으로 불러냅니다
오늘과 같이 하늘이 맑은 날 가만히 있으면
가을을 모독하고 인생을 낭비하는 겁니다
기어이 작년에 왔던 이 길을 오고 말았네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눈부신 꽃길이 끝도 없이 이어진
꼬부라진 이 길을 걸어가노라면
모든 고민이 단박에 날아가고
밝은 미소에 가슴이 후련하며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유난히 가을꽃을 좋아하는 마음은
오순도순 한 바퀴 돌고 나면
삶이 한결 윤택해 진 듯
흐뭇한 마음이 넉넉해지고
걸음걸이마다 발길이 가벼워집니다
이래서 휴식 여행이 필요한가 봅니다~~~*
삼각대 받쳐 놓고 새를 기다린다
망원렌즈 안으로 흰 구름 모이다 가고
갈대를 휘어져 들어왔다 나간다
갯벌 물골을 타고 먼 바다로 나가는 수평선
빙빙돌아 뭍으로 돌아오던 새들은
군무를 멈추고 황홀히 떠 있다.
나는 숨 돌릴 새 없이 셔터를 누른다
찢어진 구름과 바람소리
빠져나가지 못한 갈대 꽃잎만 잡혀도
가슴에 찍히는 사진 한 장.
詩 스친 사진 속에는 이따금
별동별을 기다리는 소년이 드나든다
ㅡ신대철 作 <사진 한 장>
☎ 노을이 내리는 넓은 갯벌을 바라다 본 일이 있는가?그 갯가에 서서
철새들의 군무를 바라 보며 떠나간 것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적막한 사진을 가슴에 담아온 적이 있는가?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을 묘사한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한 장
의 사진 같다. 바다와 철새와 나, 이 세 주인공들이 연출한 장면은
거대한 의식처럼 숙연하다.시인은 이 장면을 두고 말한다." 가슴에
찍히는 사진 한 장" 이라고.정결하고 허무하고 아름답다.이번 주말
쯤 "가슴에 찍히는 사진 한 장" 을 찾아 바닷가에 나가 볼 일이다.
ㅡ 허연 문화부장(시인)
ㅡ 2016.9.26. 월욜 매일경제신문 오피니언 [시가 있는 월요일]中에서
잔차 길(와룡교-서재리-금호강-세천교ㅡ강창교-낙동강-계명대) 따라 가다 섰다가
사진찍고. 다시 잔차타고, 또 서고...쉬엄 쉬엄 돌아 나왔다. 가을이 와 있었다.성큼.
2016.10.3. [하기]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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