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가을.
이 가을을 팔공산 자락에서 만나고 왔다.
[단풍]
ㅡ이영광
산들도 제 고통을 치장한다
저 단풍 빛으로 내게 왔던 것
저 단풍 빛으로 날 살려내던 것
열려버린 마음을 얼마나
들키고 싶었던가
사랑의 벗은 몸에 둘러주고 싶었던가
불난 집처럼 불난 집처럼 끓어
마침내 잿더미로 멸한다 해도.
ㅡ"직선 위에서 떨다"(창작과비평사)중에서
*불난 집처럼,불난 집처럼 끓어올라 마침내 잿더미로 멸해 버린다 해도
단풍 빛으로 다가오는 대상이라면 어찌 인간의 힘으로 피해 갈 수 있겠는가.ㅡ조 은 詩人ㅡ
[11월의 노래]
ㅡ김용택 ㅡ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가고
....(중략)....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믄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산에 남아
억새 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않고 김 납니다.
11월의 무게 추가 넘어갑니다.
광통회장 & 산대장
[사랑]
ㅡ한애경 (1956 ~ )
둘이 같이 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문득 정신 차려 보니
혼자 걷고 있습니다
어느 골목에서 다시 만나지겠지
앞으로 더 걷다가
갈증이 나서
목을 축일만한 가게라도 만나지겠지
앞으로 더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참 많이도 왔습니다
인연은 끝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간다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온 길을 되짚어 걸어가야 합니다
많이 왔을수록
혼자 돌아가는 길이 멉니다.
2016.11.7. 팔공산 자락에서 산채비빔밥 으로 늦은 점심밥 먹고
이렇게 참 좋은 가을을 만나고 왔다. 하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