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내 마음을 그리도 알았는지, 내 불방이 삭막함을 아셨을까?
서울에 사는 사진작가 가족대표(박명서)께서 오늘 좋은 연꽃과 배롱나무꽃을
잔뜩 e-mail로 보내 주셨다. 내, 좋은 글 쓰질 못해도 좋은 글을 보면 스크랩을
해둔다. 방명록 곳간을 뒤져 찾으니 궁합이 맞는 8월을 예찬한 시 몇편이 있었다.
사진 밑에 글을 붙이니, 햐 ~ 그럴사 하고 근사하다, 정말,좋다. 2018년. 말복날 하기
photo by 가족대표
[8월 은]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것이 또한
오는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이 지쳐 단풍이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
* 오세영 시인의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中에서
photo by 가족대표
[ 8 月에는 ]
( 1 )
8월에는 울타리를 헐어버리고 ( 2 )
살찐 여자처럼, 쑥대머리 헝클어진 정수리에서
8월에는 앞가슴을 풀어제치고 해는 빗금을 쏟으며 떨어지고
헤픈 여자처럼, 열매들은 저마다 씨를 품고서
정붙이고 살자고 한다. 그래도 어떠랴 살부비며 큰다.
짐꾸리고 떠나자고 한다.
그럴꺼나 나도
떠날꺼나 나도 초록 스카프 흔들며
휘파람 풀잎같은 창공에 떠서 목 매는 바람
흙가루 반짝이는 신작로지나 세상이 떠나가게 소문 내고서
종일 미쳐 울먹이는 바다를 걸어 제 바닥에 굴을 파고
화려한 취기로 침몰할꺼나,
나도 갈꺼나 아, 숫제 없어져 버릴꺼나
나도, 8월에는
ㅡ 이향아 시인의 < 8월에는 > 全文
photo by 가족대표
뜨거운 뙤약볕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꽃봉오리 터지던 날
진분홍 주름치마 나풀거리며
살랑이는 바람결에 살포시
미끈한 속살 내비치는 한여름의 청순한 화신이여!
제 안에 소리없이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도
온몸 다해 다시 피워내어
폭죽처럼 터져 선열처럼 낭자하다
반들반들한 수피에 붉는 간질나무여
화려한 꽃그늘 밟으며
꽃 폭죽 맞으며 여름가고
꽃카펫 밟으며 가을 온다.
ㅡ (조선윤의 " 배롱나무꽃 " 에서
사진작가 가족대표(박명서)근황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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