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따 내리며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2]
[ 감을 따 내리며 ]
저렇게 푸른 하늘이 어디에다 가마 걸고
이렇게 붉은 열매를 주저리로 구워 내렸나
아흔 해 이 땅에 살아도 가마터를 나는 몰라.
ㅡ정완영 (1919 ~ 2016 )
☎ 가을 하늘이 푸르다고 이른 까닭은 그만큼 날씨가 맑고 밝기
때문일 테다. 감나무에 매달린 감을 따 내면서 시인은 감의 잘 익은
빛깔을 감탄하며 마치 숯이나 도자기처럼 가마에 넣어 구워 낸 것만
같다고 노래한다.세상의 모든 열매를 구워내는 어마어마한 가마터가
정말이지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서도 가마터를 모른다고
한 것은 우주 생명의 살아 움직이는, 신묘한 힘과 변화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면서 한편으로는 겸사(謙辭)라고 하겠다.ㅡ(중략)
정완영 시인은 고향을 소재로 여러 시편을 남겼다. 가령 "고향을 찾아
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 // 고향에서 돌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 // 흑염
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라고 썼다. 선량함과 기지에서 태어
난 가편(佳篇) 일 테다. ㅡ ( 評. 시인 문래준)
2024.10.28. 조선일보 오피니언 중. 옮겨 씀
전해왔던 얘기는 올 해의 날씨는 유난스레 변덕을 부려 모든 열매는
빛깔도, 맛도, 또 보기에도, 좋지가 않다고 감집 아줌마는 전해주었다.
어느 한적한 길에서
끝도 없이 펼쳐진 가을 만났다.
하늘 가까이 은행나무는
노랑물결 너울거리며 휘파람을 분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어도
그렇게 또 가을은 왔다 갈 것이다.
ㅡ 글쓴이 미상
팔공산 가는 길. 급행1 버스를 타고 가며 담았었다 (2023.가을)
2024.10.29.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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