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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詩 들385

장옥관 의 시와 함께 / ㅡ 벽조목 도장 ㅡ 벽조목 도장 최정란 울컥, 뜨거운 것이 성큼 젖은 목숨을 건너간다 눈썹이 새파란 대추나무 손을 내밀어 우레의 심장을 낚아챈다 죽음보다 질긴 약속 음각으로 뿌리 내린다 벼락을 품은 붉은 이름 하나 --> 하늘에 또렷이 찍힌다 시 평 눈썹이 새파란 스무 살 시절엔 천둥 같은 사랑을 하고 싶었다. 벼.. 2008. 8. 27.
저기 저 달 속에 저기 저 달 속에 박명숙 마을에 보름달이 막사발만하게 떠오르면 인중 길고 눈두덩 꺼진 냇가의 고목들은 흉흉한 전설 속으로 날숨을 내뿜는다. 길 잃은 계수나무 초가삼간 떠돌고 달무리 숨죽이며 물굽이 치는 여름 밤 바람도 대숲 가득히 어둠을 기어오른다. 한 종지 밀기름으로 푸른 심지 꿈틀대는.. 2008. 8. 21.
친절한 독촉 ㅡ권선희 ㅡ 친절한 독촉 권선희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주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에 오늘은 아파뜨 관리비 마감 날입니다. 여러분들이 막바로 농협에 가가 내야 하지마는 바쁘신 양반들은 뭐시 오늘 오전 중으로 여그 관리실에다가 갖다주므는 지가 대신 내 줄라카이 일로다 갖다주시믄 고맙겠니더... 2008. 8. 5.
현대시 100년 위안의 詩 ㅡ 한 잎의 여자 ㅡ 이 시는 혼자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수있는 시입니다.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만히 좋아지는 시 입니다. 연못이나 벤치에앉아 바람에날리는 물푸레나무 이파리를 오래 들여다본 사람은얼마나 이 시가 가늘가늘한 떨림을 가지고 있는지, 아슴아슴한 슬픔으로 고여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 2008. 8. 2.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오세영 (詩人) 8 월은, 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하번쯤 온 길을 뒤돌아 보게 만드는 달이다. 발아래 까마득히 도시가, 도시엔 인간이, 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 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 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 꿈구는 들이 있을 .. 2008. 8. 1.
현대시 100년 '위안 의 詩' 목 포 항 김선우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막배 떠난 항구의 스산함 때문이 아니라 대기실에 쪼그려 앉은 노파의 복숭아 때문에 진무르고 다친것들이 안쓰러워 애써 빛깔 좋은 과육을 고르다가 내 몸속의 상처 덧날 때가 있다 먼곳을 돌아온 열매여 보이는 상처만 상처가 아니어서 아직 푸른 생애의 안.. 2008. 7. 31.
[스크랩] 꽃과의 사랑법 17 꽃과의 사랑법 17 리버/전상열 사랑은 머뭇거리지 않습니다. 사랑은 먼저 다가섭니다. 그대가 풀꽃에게 다가서면 무희의 부드러움으로 향기를 앞세우고 그대를 무지개인 듯 마중 나오는 것이 사랑입니다. 먼저 다가서십시오. 사랑은 다가서면 다가옵니다. 2008. 7. 27.
장옥관의 시와 함께 / 수국 -젖가슴- 수국 ㅡ 젖가슴 ㅡ 권혁웅 귀신사 (歸信寺)* 한구석에 잘 빨아, 널린 수국(水菊)들 B컵이거나 C컵이다 오종종한 꽃잎이 제법인 레이스 문양이다 저 많은 가슴들을 벗어 놓고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묻지 마라 개울에 얼비쳐 흐르는 꽃잎들을 어떻게 다 뜯어냈는 지는 헤아지 마라 믿음은 절로 가고 몸은 .. 2008. 7. 22.
[스크랩] 멸치 - 최나훈 난, 횟집 수족관의 물고기를 다 먹어 치 울 수 있다 거대한 식성에 횟집 주인 놀랄까 봐 수산시장을 찾지 않는다 아침 식사 때, 난, 바닷물고기 수백마리를 잡아 먹었다 위장에서 꿈틀꿈틀 비릿한 유영을 하는 수백마리 물고기에게, 아직도 위장은 공복의 여백을 남긴다 하여, 수산시장을 찾지 않는다 .. 2008. 7. 11.
[스크랩] 그릇 - 오세영 그릇 / 오세영(1942~)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이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 2008. 7. 11.
[스크랩] 밥 꽃 사진 - 이자영 밥 꽃 이자영 쌀밥 덮힌 나무 아래로 시간 반찬 짊어진 배고픈 이들 모여들어 상을 차리네 '주린 배보다 더한 허기는 어머니 손길이네' 이구동성 끄덕이며 염치없이 천륜 당겨 가슴 덥히다 하교 후, 닭장 안 둥지의 갓 낳은 계란 안고 닭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던, 열한 살 소녀의 이팝나.. 2008. 7. 11.
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들수록 깨끗하게(clean up), 잘 입고 다니고(dress up), 각종 모임이나 결혼식 또는 문상에 잘 찾아다니고(show up), 마음의 문을 열고(open up),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listen up), 가급적 말은 삼가야 한다(shut up). 또 노욕을 부리지 말며 웬만한 것은 포기하고(give up), 기분좋은 얼굴에 즐거운.. 2008. 6. 28.
컴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2005년 9월 어느날 형아에게 보냈던 메일을 메일함에서 찾아와 다시 이곳으로 옮겨봤다. 2008.5.20. 하기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때도 너는온다 어디 뻘밭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으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하고, 지쳐 나자빠.. 2008. 5. 20.
용서는 사랑의 완성입니다. 용서는 사랑의 완성입니다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랑은용서하는 것이라 합니다. 나를 해롭게 하는 사람을용서하는 것만큼 참 된 사랑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서는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으로부터상처를 받았을 때 어떻게 보복할 것인가를.. 2008. 4. 6.
사랑을 사랑을 .. 안희선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사랑 앞에서 내 모든 게 허물어져도 좋을 것 같은, 이 기분을 무너진 나를 생각하자면, 억울하지만 그 사랑을 모른다면, 더 억울할 것 같기에 2008. 3. 15.
[스크랩] 봄 -이성부- 모란동백 찬란한 봄이 다가옵니다. [2008. 3. 7. 금요일· 한국의산천] (※ 아래 모든 이미지는 지난해 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 2008 한국의산천 ▲ 개심사의 겹벚꽃 ( 벚꽃 한송이가 어른 주먹보다 큽니다)ⓒ 2008 한국의산천 ▲ 운산 용현리 벚꽃ⓒ 2008 한국의산천 [애송시 100편 - 제 50편].. 2008. 3. 7.
고도원의 아침편지 살아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단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랑을 해 본 사람이면 그 흔들림이 무엇인가를 안다 그 어지러움이 무엇인가를 안다 그대가 머물다 간 자리에 바람이 불어와도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에 덤덤해지고 무뎌진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흔들린다 - 오창극의 시집《살아있는 모든 것.. 2008. 3. 4.
좋은글 모음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때도 너는온다 어디 뻘밭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으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2008. 3. 1.